25일 북러 정상회담 예정
대북제재 돌파구 찾으려는 북한과
낙후된 극동지역 개발하려는 러시아
경제협력 확대 방안 논의 전망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AP 연합뉴스

25일로 예상되는 북한과 러시아 간 정상회담의 1차 의제는 경제협력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지속되고 있는 대북제재 속에서 돌파구를 찾으려는 북한과 극동 지역 개발 과정에서 북한의 협력을 필요로 하는 러시아 간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는 것이다. 최근 북한에게 전폭적인 지원을 해주지 못하고 있는 중국을 향해 북한이 압박용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일본 교도(共同)통신은 19일 러시아 정부 당국자를 인용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다음주 러시아를 방문해 24일 블라디보스토크 루스키섬 극동연방대학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만찬을 함께 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두 정상은 25일 단독 회담과 확대 회담을 잇달아 가질 계획이다. 통신은 김 위원장이 26일까지인 방문일정 중 북한 유학생과 만나는 행사나 시내 관광도 검토하고 있지만, 변경이나 중지 여지가 있다고 예상했다.

북러 양측이 회담 의제를 언급하지 않았지만, 양측 정상은 상호 경제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 견해다.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로 대북제재를 풀어내지 못해 고전하고 있는 북측은 러시아를 통해 경제 난국을 타개할 방법을 모색하고, 러시아는 인구가 부족하고 낙후한 극동지역 개발에 필요한 노동자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회담에서 러시아 철도ㆍ항공기 업체 간부가 현장을 방문해 북한 철도 보수와 민항기 개량 등에 관해 논의할 것으로 알려진 점도 양측의 경제협력 논의 전망을 뒷받침한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대북제재에 따라 올해 말까지 모두 철수해야 하는 러시아 내 북한 노동자의 비자를 연장해주는 등의 방법을 이용해 러시아 나름대로 북한에 인도주의적 경제 지원을 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대북제재를 위반하면서까지 러시아가 북한을 도울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 두 정상은 경제 협력에 집중하기보다는 북한의 비핵화 협상을 두고 양국 공조를 과시하는 성격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북한이 줄곧 주장해온 일부 비핵화에 따른 단계적 상응조치 논리에 찬성해 온 러시아가 안보리 상임이사국이라, 향후 유엔의 대북제재를 푸는 과정에서도 북러 간 친선 관계는 북한 측에 이롭다. 러시아 입장에서도 정상회담으로 북한과의 협력을 과시하면서 한반도 정세에 개입할 영향력을 강조할 수 있다.

일각에선 북한이 이번 북러 회담을 중국에 대한 상징적인 압박 카드로 사용한 것으로 본다. 한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대북제재로 경제적으로 고전하고 있는 북측은 이전처럼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는 중국에 실망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미중 무역분쟁 여파로 화끈하게 북한을 도와주지 못하고 있는 중국을 향해 북한이 보낸 메시지”라며 “중국이 도와주지 않으면 러시아와 가깝게 지내겠다고 압박하기 위한 것 같다”고 말했다. 과거 북한은 중ㆍ러를 상대로 등거리 외교를 하다가 당시 상황에 유리한 쪽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곤 했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치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