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통령으로선 우즈베키스탄 의회에서 첫 연설 
우즈베키스탄을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후(현지시간) 타슈켄트 시내 하원 본회의장에서 우즈베키스탄 상·하원 의원과 주요 언론이 참석한 가운데 우리나라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연설을 하고 있다. 타슈켄트=연합뉴스

중앙아시아 3국을 순방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우즈베키스탄 의회 연설에서 “중앙아시아의 비핵화 선례가 한반도의 환전한 비핵화와 평화 정착을 이루려는 한국 정부에 교훈과 영감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1992년 수교를 맺은 이후 우리 대통령이 우즈베키스탄 의회에서 연설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우즈베키스탄 하원 본회의장에서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는 우리의 공동번영과 이어져 있다”며 “우즈베키스탄은 1993년 유엔총회에서 중앙아시아 비핵지대 창설 방안을 제안했고, 주변 국가들과의 끊임없는 대화와 노력으로 마침내 2009년 중앙아시아 비핵지대 조약이 발효됐다”고 평가하며 이 같이 언급했다.

우즈베키스탄은 2006년 9월 투르크메니스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등 중앙아 5국과 함께 핵무기 생산 취득 보유 등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중앙아시아 비핵지대화 조약을 체결하기로 합의했다. 5개국이 역내 핵무기의 생산ㆍ취득ㆍ보유 등을 금지하며 체결한 이 조약은 핵무기 비확산(NPT) 체제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힌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와 유라시아를 잇는 ‘철의 실크로드’ 구상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양국의 고대국가들이 실크로드를 통해 교류했던 것처럼 21세기 ‘철의 실크로드’ 철도를 통해 양국이 이어져 상생 번영하는 꿈을 꿨다”며 “철도를 통해 양국이 만나는 일은 중앙아시아와 태평양이 만나는 새로운 번영의 꿈”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남북 철도 연결, 유라시아 철도 등 문 대통령이 추구하는 신북방정책에 대해 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관심을 촉구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11일 서울에서 열린 국제철도협력기구(OSJD) 사장단회의에 보낸 영상메시지에서도 “남북철도를 다시 잇는 노력은 유라시아 ‘철의 실크로드’를 완성하는 마침표가 될 것”이라며 관심을 촉구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작년 12월 한반도 남북의 철도는 국제사회로부터 지지와 축하를 받으며 연결 착공식을 가졌다”며 “우리(한국ㆍ우즈베키스탄)는 반드시 대륙을 통해 만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즈베키스탄을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후(현지시간) 타슈켄트 시내 하원 본회의장에서 우리나라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연설을 하자, 우즈베키스탄 의원들이 박수로 화답하고 있다. 타슈켄트=연합뉴스

이날 우즈베키스탄 의원들은 문 대통령이 본회의장에 등장하자 기립박수로 환영했다. 우즈베키스탄이 2017년 11월 평창동계올림픽 성공을 위해 ‘유엔총회 올림픽 휴전 결의안’을 공동 제안해준 데 문 대통령이 감사를 표하자 의원들은 박수로 화답했다. 연설을 끝내고 “특별한 자리를 마련해준 우즈베키스탄 국민과 의원님들께 감사드린다”고 하자 또 다시 박수가 터져나왔다. 문 대통령은 ‘감사합니다’라는 뜻의 우즈베키스탄어인 “라흐맛”으로 16분간의 연설을 마쳤다.

의회 연설에 앞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은 양국 국민 간 역사ㆍ문화적 유대감을 적극 표현하고 우즈베키스탄 내 고려인들과 한국문화를 알리기 위한 ‘한국문화예술의 집’이 개관하는 데 환영의 뜻을 표했다. 20일(현지시간) 문을 여는 한국문화예술의 집은 6,063㎡ 규모의 복합 문화시설로 우즈베키스탄 내 한국홍보를 위한 공연장, 대연회장, 소연회장, 전시장 등으로 사용된다.

타슈켄트=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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