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민 등 여당 의원 37명 성명 발표… 여야 갈등 격화
서삼석(왼쪽부터)ㆍ박주민ㆍ조승래ㆍ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5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세월호 참사 5주기와 관련해 검찰수사를 통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최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지목해 공세수위를 높이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세월호 참사 5주기를 맞아 황 대표를 수사 대상에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별장 성접대 의혹에 이어 황 대표를 또다시 정조준 한 것이다. 총선이 1년 앞으로 다가온 만큼, ‘촛불정부’란 점을 부각하기 위한 전략이란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일각에선 카운터파트너인 제1야당 대표를 수세로 모는 것이 협치의 폭을 좁힐 수 있다고 우려한다. 추가경정예산안 처리와 권력기관 개혁 등 어느 때보다 야당의 협조가 필요한 시점인 만큼 전략을 수정해야 한다는 지적도 없지 않다.

민주당 국회의원 37명은 세월호 5주기를 하루 앞둔 15일 “세월호 참사 당시 법무부 장관이었던 황 대표를 철저히 수사하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37명을 대표해 기자회견에 나선 박주민ㆍ조승래 의원은 “황 대표는 법무부 장관 시절 우병우 당시 청와대 민정비서관과 함께 수사지휘부에 수사 방해를 위한 외압을 가하고, 수사라인에 대해 좌천성 인사조치를 가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며 “황 대표가 일말의 양심이 있다면 야당 대표라는 보호막 뒤에 숨지 말고 당당히 수사에 응해 응분의 처벌을 받으라”고 말했다.

또 황 대표가 세월호뿐 아니라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국정원 댓글 조작 사건 수사에 제동을 걸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실상 황 대표를 박근혜 정부의 ‘적폐청산 대상’으로 지목한 셈이다. 민주당은 검찰에 김학의 사건 재수사를 촉구하는 과정에서부터 이같은 기류를 유지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 적폐 정점에 황 대표가 있다며, 황 대표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인 것이다.

민주당의 ‘황교안 때리기’는 일종의 선거전략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민심 이반이 심상치 않자 지지층을 결집하기 위한 메시지란 해석이다. 여야의 선명성 경쟁이 두드러지고 있어 역으로 황 대표를 타깃으로 삼았다고 볼 수 있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은 “한국당의 지지율 상승을 황 대표가 견인하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황 대표의 영향력을 떨어뜨리는 게 도움이 된다고 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자칫 개혁법안을 처리할 수 있는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총선을 고려하면 법안을 처리할 수 있는 기간이 몇개월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이같은 ‘강 대 강’ 대치가 협상의 여지를 없앨 수 있기 때문이다. 배 연구소장은 “여야가 정쟁의 막다른 골목으로 가고 있다”며 “황 대표를 코너에 몰수록 야당과의 대화는 멀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류호 기자 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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