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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노조 파업에 한국 배정 생산물량 가차없이 일본으로 돌린 르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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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노조 파업에 한국 배정 생산물량 가차없이 일본으로 돌린 르노

입력
2019.04.13 04:4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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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 부산공장 전경
르노삼성 부산공장 전경

임단협을 둘러싼 르노삼성차 노사 갈등이 걱정스러운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노조의 지속적인 파업에 맞서 사측이 부산공장 가동중단(셧다운)이라는 초강수를 두기에 이르렀다. 셧다운은 일단 일시적 조치다. 회사가 직원들에게 단체휴가를 강제 사용토록 해 5일간 공장가동을 중단하는 것이다. 하지만 사측의 메시지는 심각하다.

사측은 이번 셧다운의 배경으로 노조 파업에 따른 생산일정 차질과 생산물량 감소를 들었다. 지난해 10월부터 50여차례에 걸친 부분파업에 따른 지난 1~3월 생산 차질로 일본 닛산 납품 차량 4,600대가 공급되지 못한 사실을 들었다. 그러나 셧다운보다 더 주목되는 사실은 납품 차질이 빚어지자, 오는 9월까지 부산공장에 배정했던 닛산 ‘로그’ 차종 생산물량 10만대를 6만대로 줄이고, 그중 2만4,000여대를 일본 규슈의 닛산 공장으로 넘긴 일이다.

1999년 일본 닛산을 인수한 프랑스 르노그룹은 국내 르노삼성을 포함해 유럽과 아시아 각국에 걸쳐 글로벌 생산체제를 구축했다. 사실상 글로벌 본사 차원에서 각국 공장에 생산 차종과 물량을 배정한다. 2013년만 해도 르노삼성은 인건비가 30% 낮은 점을 앞세워 일본 닛산 공장을 제치고 로그 생산물량을 따냈다. 하지만 지금은 엇비슷한 생산성에 인건비는 일본 닛산이 오히려 20% 낮아지는 역전 현상이 발생했다. 본사로서는 노사갈등까지 감수하면서 부산공장 생산물량을 유지할 이유가 없어진 것이다.

르노삼성은 신차인 ‘XM3 인스파이어’ 수출 물량까지 스페인 바야돌리드 공장으로 넘어갈 경우 연산 30만대 규모인 부산공장의 정상 가동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르노삼성 임단협 최대 쟁점은 근로자 업무 전환배치의 조건이다. 노측은 ‘노사합의’, 사측은 ‘협의사항’이라며 맞서고 있다. 하지만 이런 문제로 노사가 공장을 세우고 싸우다간 자칫 GM처럼 국내 생산기반이 와해될 수도 있는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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