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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리모델링 끝낸 대성백화점서 “수준 높다”… 연일 경제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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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리모델링 끝낸 대성백화점서 “수준 높다”… 연일 경제 행보

입력
2019.04.08 11:29
수정
2019.04.08 19:13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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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 진열 방식 눈맛 있다” 만족… 여성 의류 코너엔 영어 병기 눈에 띄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개업을 앞둔 평양의 대성백화점을 현지 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8일 보도했다. 평양=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개업을 앞둔 평양의 대성백화점을 현지 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8일 보도했다. 평양=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정책 방향 공개를 앞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최근 행보가 경제 현장에 집중되고 있다. 이번에는 리모델링을 끝낸 평양의 대성백화점을 찾아 민생 향상에 기여할 거라며 칭찬을 쏟아냈다. 자력갱생 자신감을 부추기며 대북 제재 여파를 짐짓 무시하는 듯한 태도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8일 김 위원장이 개업을 앞둔 대성백화점을 현지 지도했다며 “태양절(4월 15일ㆍ김일성 주석 생일)을 앞두고 수도의 거리에 또 하나의 멋들어진 종합봉사기지, 인민의 물질 문화 생활을 질적으로 높이는 데 실질적으로 이바지하게 될 백화점이 일떠선 데 대해 커다란 만족을 표시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백화점을 층마다 둘러보고 “현대판 백화점이 훌륭히 꾸려진 결과 수도 시민들에게 질 좋은 갖가지 식료품들과 의복, 신발들, 가정용품과 일용잡화들, 학용품과 문화용품들을 더 많이 보장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어 당의 요구대로 시공을 잘하고 구매자들의 편의를 최상의 수준에서 보장할 수 있게 백화점이 꾸려졌다며 “상품 진열 방법과 형식이 다양하고 눈맛이 있으며 봉사 환경과 규모, 상품들의 질과 가짓수에 있어서도 높은 수준”이라고 칭찬했다. “훌륭한 백화점을 꾸리기 위해 많은 수고를 했겠다”고 관계자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통신은 대성백화점의 변화를 시사했다. “당의 조치에 따라 발전된 시대의 미감에 맞게 개건 보수 및 증축 공사를 끝마친 대성백화점은 상업, 편의, 급양봉사를 할 수 있는 종합적이며 다기능화된 봉사기지로 변모되었다”고 통신은 전했다. 김 위원장이 “날로 높아가는 인민들의 지향과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게 질 좋은 생활 필수품들과 대중 소비품들을 충분히 마련하여 놓고 팔아주어 인민들의 생활상 편의를 보장해야 한다"며 백화점 관리 운영 및 서비스 개선을 위한 구체적인 과업을 제시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평양 대동강구역 문수거리의 김만유병원 근처에 있는 대성백화점은 1980년대 설립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에는 외화로만 물건을 살 수 있는 북한 최고의 외화 전용 백화점이었고, 때문에 주북(駐北) 외국인들과 방북자들, 외화를 가진 북한 주민들만 이용했다고 한다. 그러나 다시 열리는 백화점은 일반 북한 주민들에게도 개방될 전망이다. 북한이 국제사회의 제재 속에서 국산품을 장려하고 자력갱생으로 경제난 해소와 주민 생활 향상에 힘쓰고 있는 터라 외화와 북한 원화를 겸용할 수 있게 하는 등 운영을 달리할 개연성이 있다.

이날 중앙통신이 공개한 대성백화점 내부 사진을 보면 서방 백화점과 별반 차이 없는 모습이다. 통유리로 된 외관과 세련된 내부 인테리어와 조명, ‘녀자옷’이라고 적힌 팻말에 ‘Women's Clothes’라는 영어가 병기된 여성 의류 판매 코너, 다양한 포즈의 마네킹 등은 서울 시내의 백화점을 연상하게 했다.

이번 시찰에는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인 최룡해ㆍ안정수를 비롯해 당 중앙위 부부장들, 국무위원회 및 관계 부문 일꾼들이 동행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기사에 호명되진 않았지만, 리용호 외무상과 김성남 당 국제부 제1부부장, 조용원 당 부부장도 사진에 포착됐다.

김 위원장은 올 2월 말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뒤 한 달여 만인 이달 4일(북한 매체 보도일 기준) 올해 첫 경제 현장 시찰 장소로 ‘혁명 성지’인 양강도 삼지연군 건설 공사장을 택한 데 이어 6일 강원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와 평안남도 양덕온천관광지구의 건설 현장을 시찰했다. 최북단까지 올라갔다가 차츰 남하해 평양으로 귀환하는 동선이다.

김 위원장의 이번 행보는 11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첫 회의를 앞두고 지난해 4월 당 중앙위 전원회의에서 ‘핵ㆍ경제 건설 병진’ 대신 선택한 ‘경제 건설 총력 집중’ 노선에서 탈선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대내외 후속 전략 수립을 어느 정도 마무리했다는 사실의 방증일 수 있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조선중앙통신이 8일 공개한 평양 대성백화점 내부 모습. 평양=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조선중앙통신이 8일 공개한 평양 대성백화점 내부 모습. 평양=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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