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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비니 “암호화폐 거품 곧 터질 것” vs 부테린 “블록체인으로 자유로운 금융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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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비니 “암호화폐 거품 곧 터질 것” vs 부테린 “블록체인으로 자유로운 금융거래”

입력
2019.04.04 16:40
수정
2019.04.04 19:25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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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제2회 분산경제포럼에서 암호화폐 비관론자 ‘닥터 둠’ 누리엘 루비니(왼쪽) 뉴욕대 교수가 이더리움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과 ‘암호화폐 본질적 가치의 지속가능성’을 주제로 토론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4일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제2회 분산경제포럼에서 암호화폐 비관론자 ‘닥터 둠’ 누리엘 루비니(왼쪽) 뉴욕대 교수가 이더리움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과 ‘암호화폐 본질적 가치의 지속가능성’을 주제로 토론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암호화폐가 다음 세대의 ‘스위스은행’ 계좌가 돼선 안 된다.”(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 교수)

“암호화폐로 규제를 벗어나 자유로운 금융거래를 할 수 있다.”(비탈릭 부테린 이더리움 창시자)

4일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제2회 분산경제포럼에서는 암호화폐의 가치를 둘러싼 두 거물의 치열한 설전이 펼쳐졌다. 암호화폐 옹호론을 대표한 부테린과 ‘닥터 둠’이란 별명답게 비관론을 펼치는 루비니 교수가 격돌했다.

루비니 교수는 암호화폐를 ‘사기’이자 ‘거품’으로 단정지었다. 그는 “암호화폐는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고 가치가 20% 증가한 뒤 1시간만 지나면 하락하는 등 안전하지 않고 비용이 많이 드는 사기적인 시스템”이라며 “기존 금융보다 문제가 많은 암호화폐는 결국 거품이 터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면 부테린은 암호화폐가 기존 경제 시스템의 대안이라고 맞섰다. 그는 “세계 경제의 많은 부분에서 독과점과 검열에 대한 우려가 있다”며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를 검열 등에 대한 저항이라는 측면에서 생각해야 한다”고 받아쳤다. 이어 그는 “시간이 지나면 시스템의 효율성이 올라가고 다양한 사람들이 분산화된 시스템에 접근하게 되며 비(非) 금융적 응용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낙관했다.

암호화폐의 익명성을 놓고도 두 사람은 물러서지 않았다. 루비니 교수는 “범죄자나 탈세자만이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의 익명성을 선호한다”며 “금융거래를 익명으로 하면 횡령, 탈세, 테러, 인신매매에 이용될 수 있는 만큼 암호화폐가 다음 세대의 스위스 은행 계좌가 돼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부테린은 루비니 교수의 지적에 오해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이 탈세하려는 이유는 과세가 지나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금융거래를 쉽게 해주는 블록체인으로 불필요한 규제 문제를 개선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블록체인의 기술 특징인 탈중앙화 방식으로 금융기관 등 중개자 없이 금융 거래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그러자 루비니 교수는 ‘탈중앙화’에도 “모순이 있다”고 했다. 블록체인과 암호화폐가 탈중앙화를 강조하지만 결국 중앙화됐다는 것이다. 그는 “채굴 사업 등이 중앙화되면서 오히려 블록체인 내부의 불평등 수준이 북한보다 심하다”고 말했다. 이에 비탈릭은 “우려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루비지 교수의 지적은) 2018년 기준”이라며 “확장성과 보안성을 모두 갖추는 것은 기술 발전으로 가능하다”고 했다. 하지만 루비니 교수는 “생각일 뿐”이라고 비탈릭의 주장을 일축했다.

암호화폐가 법정화폐가 될 수 있냐는 이슈에 루비니 교수는 “지난 한 해 암호화폐 가치가 95% 떨어졌다. 100년이 아니라 단 1년 만의 일”이라며 “법정화폐의 대안이 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에 대해 부테린은 “가치에 거품이 있다는 것에 동의하지만 장기적으로 경제가 성장하면서 암호화폐도 안정화될 것”이라면서도 “법정화폐의 대체가 암호화폐의 가치는 아니다”고 했다.

이상무 기자 allclea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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