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 하라주쿠(原宿)에 있는 부엉이카페에서 부엉이 세 마리가 나란히 앉아 있다. 고은경 기자

일본 도쿄(東京)에는 동물을 보고 만질 수 있는 동물카페가 많다. 우리나라에는 방송에서 연예인들이 동물카페를 방문한 장면들이 나오면서 알려졌다. 일본 관광책자에도 동물카페 소개를 찾아보긴 어렵지 않다. 도쿄 동물카페의 특징은 동물 종류가 각양각색이라는 점이다. 개나 고양이뿐 아니라 부엉이, 고슴도치, 토끼 등으로 특화되어 있다. 도쿄의 번화가 중 하나인 이케부쿠로(池袋)에는 펭귄에게 먹이를 주는 카페가 있을 정도다.

젊은층과 관광객으로 발 디딜 틈이 없는 하라주쿠(原宿)역 부근,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있다는 부엉이 카페를 찾았다. 일본에선 부엉이를 뜻하는 후쿠로(ふくろう) 발음이 복을 뜻하는 후쿠(ふく)와 비슷하고 영화 해리포터에 등장하는 부엉이의 영향으로 부엉이 인기가 많다고 한다.

온라인에서 예약을 하지 않으면 오래 기다릴 수 있다고 해서 1주일 전 예약을 했다. 평일 오후 2시에 모인 입장객 11명 대부분은 외국인이었다. 1시간 이용하는 데 드는 비용은 1,500엔(약 1만5,000원). 15분은 음료를 마시고, 35분은 부엉이가 있는 데로 들어가 사진을 찍거나 만지고, 이후엔 짐 정리를 하는 식이었다.

유리문으로 분리된 부엉이 공간은 손님들이 서 있기에 비좁았다. 곧바로 부엉이 11마리에 대한 소개가 시작됐는데 대부분 어디를 만지면 안 된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너무 빠르게 진행되는 터라 사실 어떤 부엉이가 어떻다는 건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일본 도쿄 하라주쿠(原宿)의 한 부엉이 카페에서 손님이 부엉이에게 밥을 주는 체험을 하고 있다. 고은경기자
일본 도쿄 하라주쿠(原宿)에 있는 부엉이카페에 있는 부엉이. 날아가지 못하도록 발에 줄을 묶어 놓았다. 고은경기자

다만 부엉이들이 스트레스를 받는 건 그 자리에서도 알 수 있었다. 계속 지지대 위에서 떨어지던 부엉이 한 마리는 결국 커튼 뒤에서 휴식을 취해야 했다. 덩치가 큰 부엉이들이 인기가 많아 아침부터 시달려서인지 주의를 기울여달라고 했다. 그렇다고 만지지 못하게 하거나 사진을 찍지 못하게 할 수는 없었기 때문에 손님들은 큰 부엉이를 손에 앉혔지만 결국 부엉이는 큰 날갯짓을 하며 떨어졌다. 창 밖만 바라보는 부엉이도 있었고 겁에 질려 계속 눈만 껌뻑 거리는 부엉이도 있었다. 날아가지 못하도록 발은 모두 고리에 묶인 채였다. 보통 부엉이 카페를 찾는 사람은 하루에 50~60명. 부엉이들의 ‘고단한’ 하루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 매 시간 계속됐다. 일본 동물카페 사이트인 애니멀즈닷컴에 따르면 도쿄 근처에 있는 부엉이 카페만 10여곳, 고양이, 토끼, 개 등을 포함하면 50곳이 넘는다.

일본 내 동물단체와 외신들은 특히 부엉이 카페에 대한 우려를 지속적으로 제기해왔다. 부엉이 카페 운영방식은 야행성 동물인 부엉이의 습성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더욱이 시력과 청력이 좋고 사냥을 하는 본능이 있는데 좁은 공간에 가둔 채 체험에 동원되는 게 심각한 문제라는 것이다.

기자가 지난 25일 일본 도쿄 하라주쿠(原宿)에 있는 부엉이카페에서 부엉이 한 마리를 손에 올려보고 있다. 고은경 기자

하지만 부엉이를 비롯해 토끼, 고슴도치 등의 카페는 앞으로도 성행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대표적 동물단체인 피스(PEACE)에 따르면 일본 동물애호법에는 동물 카페 개설 조건이 있지만 까다롭지 않아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열 수 있고, 시설 조건이나 동물 관리방법 등에 대해서도 다루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또 동물애호법 개정을 앞두고 있지만 일본 환경부는 개와 고양이 이외 다른 동물에 대해서는 기준 마련을 미루고 있다고 했다.

우리나라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야생동물을 카페에서 전시하지 못하게 하는 이른바 라쿤카페 금지법이 발의되어 있지만 국회에서 계류 중이다. ‘동물은 괴로운’ 동물카페가 한국에서도 일본에서도 사라지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도쿄=고은경 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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