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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20대… 미취업 30% “극단선택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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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20대… 미취업 30% “극단선택 고민”

입력
2019.03.27 19:07
수정
2019.03.27 22:21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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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준비 불안ㆍ경제적 취약 탓

20대 평균보다 30%나 높아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취업을 준비 중이거나 경제적으로 취약한 20대 젊은이들이 심한 불안과 우울증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구직을 준비 중인 미취업 20대 청년 10명 중 3명은 최근 6개월 사이에 극단적인 선택을 생각해봤다고 응답했다. 이는 20대 평균보다 30%나 높은 수치다.

27일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발표한 ‘20대 청년 심리ㆍ정서 문제 및 대응방안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약물치료와 같은 능동적인 치료가 필요한 심한 우울증상을 겪는 20대는 전체의 7.0%, 심한 불안증상을 겪는 젊은이는 8.6%로 집계됐다. 최근 6개월 동안 스스로 목숨을 끊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있냐는 질문에 ‘예’라고 응답한 경우도 22.9%에 달했다. 이번 연구는 지난해 7, 8월 20대 1,312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특히 구직 활동을 하는 취업준비생이나 비정규직으로 취업한 경우 평균보다 높은 우울ㆍ불안 증상을 나타냈다. 심한 우울증상을 겪은 비율은, 구직 미취업 집단이 12.2%, 비정규직 취업집단은 8.9%로 평균(7.0%)보다 높았다. 극단적인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는 응답률은 구직 중인 미취업 집단이 29.6%로 가장 높았고, 이어 비구직 미취업 집단(28.8%), 전문대 재학생 집단(28.4%) 순이었다. 취업 여부 등 사회ㆍ경제적 여건이 청년들의 정신건강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대학 졸업 후 1년 넘게 7급 공무원시험을 준비 중인 정성윤(가명ㆍ27)씨는 “8월과 10월에 있는 시험을 앞두고 매일 아침마다 불안함을 느낀다”며 “사회경제적으로 자리가 안 잡힌 상황이 지속되다 보니 대인관계도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정씨는 졸업 전 3년 동안 휴학하고 준비했던 행정고시에 실패한 경험이 있어, ‘이번엔 꼭 합격해야지’하는 마음으로 공부하게 되면서도 늘 쫓기는 느낌을 받는다고 털어놨다.

[저작권 한국일보]청년 우울 불안 경험 비율. 신동준 기자
[저작권 한국일보]청년 우울 불안 경험 비율. 신동준 기자

이번 보고서는 우울ㆍ불안 증상과 자살 생각 유경험(최근 6개월간) 등을 분석해 청년들의 심리ㆍ정서 위험수준을 △위험군 아님 △관찰군 △중위험군 △고위험군의 4단계로 분류했는데, 절반 이상(52.2%)이 심리정서적 문제가 있는 관찰군, 중위험군, 고위험군 범주에 들어갔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김지경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사회경제적 취약계층이 위험군에 포함될 확률이 높기 때문에 취약계층부터 대상 특성에 맞는 지원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김 연구위원은 또 한국사회에 △20대는 젊고 건강하기 때문에 정서문제는 개인 스스로 책임질 문제라는 ‘자기책임의 내면화’ △취업이 되면 다 괜찮다는 식의 ‘취업만능설’ △우리 때는 더 힘들었다는 ‘시대비교설’ △개인의 노력부족으로 심리ㆍ정서 문제가 발생한다는 ‘노력지상주의설’과 같은 편견이 만연해 있다며, 청년들의 심리ㆍ정서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런 편견에서 벗어나는게 긴요하다고 지적했다.

진달래 기자 a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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