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알림

[특파원 24시] 미국 쓰레기 재활용 포기 도시 급증… 매립ㆍ소각으로 후퇴

입력
2019.03.17 15:03
수정
2019.03.17 18:59
17면
0 0

중국의 재활용쓰레기 반입 중단으로 처리 비용 치솟아

재활용을 위해 플라스틱병들이 압축돼 있는 모습. 게티이미지뱅크
재활용을 위해 플라스틱병들이 압축돼 있는 모습. 게티이미지뱅크

미국에서 쓰레기 재활용 정책을 포기하고 매립이나 소각으로 전환하는 도시들이 늘어나고 있다. 중국이 지난해 재활용쓰레기 반입을 중단하면서 재활용 처리 비용이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1970년대 환경운동 이래로 수십 년간 이어져오던 재활용 시스템이 위기에 처하면서 쓰레기 처리 문제가 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

미국 전역에 걸쳐 수백개의 지자체들이 지난해부터 재활용 프로그램을 포기하거나 수거품목에 제한을 두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최근 전했다. 쓰레기 재활용 모범도시로 꼽히던 필라델피아마저 인구 150만명 중 절반 가량의 주민이 배출하는 쓰레기를 소각장으로 보내고 있고, 플로리다주 델토나 등도 지난달 재활용 정책을 포기하기로 했다. 주민들이 종이나 페트병 등 재활용 폐품을 일반쓰레기와 분리해 내놓더라도 상당수 도시들에선 이 쓰레기들이 매립장이나 소각장으로 들어가는 상황이다.

이는 재활용쓰레기의 최대 처리 국가였던 중국이 2017년에 환경 및 국민건강 보호를 이유로 플라스틱 등의 반입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켜 지난해 1월부터 시행에 들어간 탓이다. 유엔의 세관 통계에 따르면 통계기록이 시작된 1992년 이후 전 세계 재활용쓰레기의 45% 가량이 중국으로 수출됐으며 미국도 2016년 한 해에만 730만톤의 재활용쓰레기를 중국으로 보냈다.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해온 중국은 이 같은 수입산 폐품을 재활용해 제조업체의 원료로 삼았다. 이를테면 미국 주민이 버린 페트병이 중국으로 넘어간 뒤 재활용 과정을 거쳐 미국으로 다시 수입돼 사용되는 구조였던 셈이다.

쓰레기 재활용을 중국에 의존해왔던 미국으로선 이 같은 통로가 막히자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 됐다. 쓰레기 수거 회사들은 자국에서 이를 재활용하기 위해 당국에 많게는 4배 가까이 요금 인상을 요구해 지자체로선 세금을 더 올리거나 다른 주민 복지 서비스를 줄이거나 아니며 재활용을 아예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비영리기구인 ‘전미재활용’의 미치 헤들런드 이사는 “미국에서 재활용은 오랫동안 기능을 상실해왔다”면서 “중국이 우리의 ‘쓰레기 하차장’이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고 말했다.

환경단체들은 비닐봉지 등 플라스틱류의 일회용 제품 사용을 금지해 플라스틱 쓰레기 배출량 자체를 줄이는 정책을 펼 것을 당국에 촉구하고 있다. 환경단체인 ‘라스트 비치 클린업’의 잰 델은 NYT에 “재활용의 경제적 비현실성을 우리가 빨리 받아들일수록 플라스틱 오염 문제를 개선하는 데 있어 보다 더 빠른 진전을 이룰 수 있다”고 주장했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