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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케어 영향 컸나… 건강보험 8년 만에 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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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케어 영향 컸나… 건강보험 8년 만에 적자

입력
2019.03.13 18:12
수정
2019.03.13 21:59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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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건강보험 1778억 당기 적자

지출 늘어나며 흑자행진 끝나

누적 적립금은 20조원대 유지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7년 연속 흑자였던 건강보험 재정이 지난해 당기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 보장성을 강화하는 이른바 문재인 케어가 시행되면서 건보 지출이 늘어난 까닭이다. 건보 누적적립금은 지난해 말 기준 20조5,955억원으로 적립금이 당장 바닥날 가능성은 적지만 적립금이 줄어들 경우 건보료 인상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

13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제출한 ‘2019년 업무 추진계획’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건강보험 재정은 1,778억원 당기 수지 적자를 기록했다. 보험료와 정부지원금 등을 합한 건강보험 수입은 62조1,159억원이지만, 요양급여비 등 지출은 62조2,937억원에 달했다. 2011년 6,008억원을 시작으로 2014년 4조5,869억원, 2017년 7,077억원 등 건보재정의 흑자행진은 연속 7년을 끝으로 종료됐다.

물론 건강보험 재정의 당기 수지 적자 전환은 예고된 일이다. 보건복지부는 ‘문재인 케어’를 통해 정부의 가격 통제를 받지 않던 비급여(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는 진료)를 급여로 전환해 건강보험 보장률(전체 의료비 중 건강보험이 책임지는 비율)을 2022년까지 70%로 올릴 계획이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건강보험 보장률은 62.7%(2017년말 기준)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80%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다. 이를 개선하려 2017년 하반기부터 상급병실 입원료, 뇌ㆍ뇌혈관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상ㆍ하복부 초음파 등의 건보 적용을 확대하고 있다.

문제는 건강보험 혜택이 확대되는데 가입자의 보험료율(2019년 직장가입자 기준 보수월액의 6.46%)을 충분히 올리지 않으면 누적적립금이 소진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지난달 발간한 ‘추계&세제 이슈’ 자료에서 현행 정책 유지 시 누적적립금이 2026년 소진된다고 예상했다. 건강보험료 인상률을 정부 계획처럼 2022년까지 3.49% 이내, 이후 매년 3.2% 수준으로 관리한다고 가정한 결과다. 건강보험 재정은 지출규모를 미리 정하고 수입계획을 정하는 ‘양출제입(量出制入)’ 원칙에 따라 운영되므로 적립금을 쌓아두지 않아도 되지만, 보장성 강화와 의료 이용 횟수 증가 등이 맞물리면 재정이 예상보다 빨리 악화될 수 있다. 국민건강보험법(제73조)상 건강보험료율은 8%를 넘길 수 없는데, 현재 추세로 2026년이면 보험료율 상한선에 도달, 국민들의 적정 보험료 부담에 대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다만 정형선 연세대 보건행정학과 교수는 “건강보험은 그 해 걷어 그 해 소진하는 부과방식인데, 기금이 쌓여 있는 것은 가입자한테 적절한 혜택을 돌려주지 못했다는 뜻”이라며 “적립금으로 인해 정부가 국고지원을 미루고, 적정 수가에 대한 논쟁도 계속되는 등 양면성이 있는 만큼 꼭 필요한 서비스에 대해 적절한 혜택을 주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복지부 보험정책과 관계자는 “보장성을 강화해도 국민이 직접 부담하는 건강보험료 인상 수준은 과거 10년간 인상률 평균인 3.2% 수준이 될 것”이라며 “국고지원 규모 확대, 재정 절감 대책을 병행해 2022년까지 누적적립금을 11조원 수준으로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김지현 기자 hyun162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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