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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몰카로 번진 ‘버닝썬’ 사건, 연예ㆍ방송계 자성 계기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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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몰카로 번진 ‘버닝썬’ 사건, 연예ㆍ방송계 자성 계기 돼야

입력
2019.03.14 04:4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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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행으로 시작해 경찰 유착, 마약 투약ㆍ유통, 성관계 동영상 유포, 탈세 등으로 수사 범위가 커진 서울 강남 클럽 ‘버닝썬’ 사건이 연예인 몰카 촬영ㆍ유통 수사로 확대됐다. 경찰은 단톡방에 성관계 동영상과 사진을 올린 가수ㆍ방송인 정준영을 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버닝썬 수사 과정에서 발견된 동영상이 단초였다. 앞서 버닝썬 실소유주로 의심 받는 빅뱅의 승리는 성매매 알선 혐의로 조사 받고 있다. 두 사람은 14일 경찰에 소환된다.

정준영의 행태는 상습적일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충격적이다. 2016년 피해 여성의 고소로 그가 촬영한 동영상이 문제됐으나 고소 취하와 경찰의 물증 확보 실패로 유야무야 됐었다. 자숙과 함께 방송을 중단했던 정준영은 불과 3개월 만에 TV 프로그램에 복귀했다. 이번에 알려진 동영상과 사진, 단톡방 참여자들과의 대화 내용 등을 보면 그가 별 거리낌없이 반복해서 비슷한 범법 행위를 계속 저질렀음을 짐작하게 한다.

이 사건의 직접 책임이 공인으로서의 자각은 물론 기본적인 법ㆍ윤리 의식조차 없는 연예인 본인에게 있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2016년 사건을 겪고도 얼마 뒤 아무일 없었다는 듯 그를 TV에 복귀시킨 방송사의 무신경한 제작 관행이 더 큰 문제다.

연예계 은퇴를 선언한 승리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글로벌 K팝 스타에서 사업가로 변신해 주목 받던 그의 사업 행태가 지금 경찰이 의심하는 대로 해외 투자가들에 대한 성상납 등으로 얼룩진 것이라면 실망을 넘어 분노가 치밀 수밖에 없다. 본인들과 소속 기획사, 방송사는 물론 연예계 전체가 이번 일을 자성의 계기로 삼아야 마땅하다. 나아가 범죄의 심각성보다 연루된 남녀 연예인이 누군지에 더 관심을 가져 2차 피해를 만드는 대중의 말초적 행태도 바뀌어야 한다.

연예인의 일탈만 부각돼 유흥업소와 경찰의 유착이라는 ‘버닝썬’ 사건의 핵심이 흐려져서도 안 된다. 승리의 단톡방 내용을 제보한 변호사는 ‘경찰총장이 봐 준다’ 등 경찰 고위층과 유착이 의심되는 대화 정황들이 많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찰에 수사를 맡겨선 안된다는 지적까지 나오는 상황을 엄중히 받아들여 경찰은 수사에 한 점 의혹이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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