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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北美, 비핵화 대화ㆍ협상 재개 원하면 한 발짝씩 물러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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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北美, 비핵화 대화ㆍ협상 재개 원하면 한 발짝씩 물러서야

입력
2019.03.13 04:4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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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11일 “북한 비핵화를 단계적으로 추진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토털 솔루션(total solution)’을 원한다”고 말했다. 비핵화 대상도 “핵연료 사이클과 핵무기 프로그램의 모든 요소를 제거하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핵무기는 물론 대량살상무기(WMD)와 미사일까지 포함해 과거ㆍ현재ㆍ미래의 모든 위협을 한꺼번에 제거하는 일괄타결식 ‘빅딜’ 수용을 북한에 압박한 셈이다. 미국은 대북 강경파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이어 북한과 실무협상을 해온 비건 대표까지 내세워 전면적이고도 완전한 비핵화 조치에 의한 ‘빅딜’ 입장을 확고히 한 것이다.

공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넘어갔다. 북한이 영변 핵시설 폐기로 제재 해제의 과욕을 부린게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원인 중 하나였다는 점에서 북한이 어떤 태도를 취하느냐에 대화 재개 여부가 달렸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 유엔 전문가패널이 어제 영변이 여전히 가동 중이라는 결론을 내놓은 만큼 핵ㆍ미사일 시설 활동을 먼저 전면 중단하고 영변 핵시설의 정의와 범위에 대해 투명하게 밝히는 것으로 비핵화 의지를 보여줘야 대화 재개 가능성이 있다. 북한은 일괄타결식 ‘빅딜’이 트럼프 대통령의 변치 않을 원칙임을 알아야 한다.

미국도 북한에 엇갈린 신호를 보낸 책임이 있는 만큼 협상 재개를 위한 문턱을 다소 낮춰줄 필요가 있다. 비건 대표는 지난달 31일 스탠퍼드대 강연에서 ‘동시적ㆍ병행적‘ 기조로의 변화를 시사한 바 있는데, 미국이 갑자기 태도를 바꿔 ‘전부 아니면 전무’나 ‘도 아니면 모’ 방식만 고집할 경우 북미 간 대치 국면은 길어지고 긴장은 고조될 수밖에 없다. 성과 도출을 위해 무리한 요구로 북한을 궁지로 몰아넣기보다는 운신의 폭을 주는 지혜도 필요하다. 목표는 ‘빅딜’이어도 과정은 단계적일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란 점을 알아야 한다.

북한 매체들이 12일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강조하고, 비건 대표도 “외교의 문은 여전히 살아 있다”고 말한 것은 긍정적 신호다. 북미가 협상을 바라는 만큼 우리 정부는 북미 대화 촉진을 위한 가능한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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