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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수자’ 들어가면 현수막도 못 건다는 숭실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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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수자’ 들어가면 현수막도 못 건다는 숭실대

입력
2019.03.05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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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실대 성소수자 모임 이방인 회원들이 5일 학교 측이 설치를 금지한 신입생 환영 현수막을 들고 있다. 이방인 제공
숭실대 성소수자 모임 이방인 회원들이 5일 학교 측이 설치를 금지한 신입생 환영 현수막을 들고 있다. 이방인 제공

숭실대가 학내 성소수자 모임이 제작한 신입생 환영 현수막 설치를 불허해 논란이다. 성소수자 주제의 영화를 상영하려는 학생들에게 장소 대관을 거부해 국가인권위원회로부터 개선 권고를 받은 숭실대는 다시 비슷한 결정을 내렸다.

숭실대 성소수자 모임 이방인은 지난 4일 페이스북에 “최근 학교로부터 신입생 환영 현수막 설치 불허를 통보 받았다”고 밝혔다.

현수막은 ‘숭실에 오신 성소수자/비성소수자 모두를 환영합니다!’란 내용이다. 학교 측은 ‘성소수자라는 문구가 들어가는 현수막은 허락할 수 없다’, ‘인권위에서 어떤 결정을 내려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게 학교 입장’이라고 통보했다는 게 이방인 측 주장이다.

이방인이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숭실대 관계자는 “우리는 일반 대학이 아닌 기독교 대학이라 학교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한 차원에서 (성소수자 관련) 행사라든지 이런 것은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9월에도 ‘성소수자 모임 이방인’이란 현수막을 설치했다는 이방인 측 주장에 “인권위에서 지금 긁어 부스럼을 만든 거 같다”고 답한 관계자 발언도 녹취록에 포함됐다. 이방인 측은 “성소수자 학우는 강의실도 빌릴 수 없고 현수막 하나도 걸 수 없다는 것이 숭실대 ‘건학 이념’인지 궁금하다”며 “학교는 평등권을 침해하는 차별 행위를 계속할 것이라고 강변한다”고 비판했다.

숭실대는 총여학생회와 성소수자 모임 등이 2015년 11월 개최한 인권영화제에서 김조광수ㆍ김승환 부부의 결혼을 담은 ‘마이 페어 웨딩’을 상영하려 하자 “영화제 내용이 대학 설립 이념인 기독교 정신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대관 허가를 번복했다.

이에 대해 인권위는 올해 1월 7일 “대학에 종교의 자유와 자율성이 있다고 인정하지만, 이를 이유로 사회적 소수자를 배제하는 행위는 허용할 수 없다”며 향후 시설 대관 허용을 권고했다.

숭실대 측은 다시 불거진 논란에 대해 즉답을 내놓지 않았다. 대학 관계자는 “어떤 일이 있었는지 내용을 파악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홍인택 기자 heute12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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