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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귀국길 김정은, 베트남 경험으로 핵 대신 경제 선택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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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귀국길 김정은, 베트남 경험으로 핵 대신 경제 선택해야

입력
2019.03.04 04:4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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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과 관련, “나는 이미 우리가 협상중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북한 매체들도 날 선 비난을 자제한 채 “두 나라 정상이 생산적 대화를 이어나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세기의 핵 담판에서 아무 성과 없이 헤어진 북미가 곧바로 회담의 불씨를 살리려는 뜻을 시사한 것은 다행이다.

물론 북한이 내놓겠다고 한 게 영변 핵 시설의 전부인지 부분인지, 또 북한이 해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제재의 전부인지 부분인지 등에 대해서는 양측의 딴소리가 들린다. 그러나 회담 결렬과 이런 공방의 과정을 통해 서로 상대방이 원하는 게 정확하게 무엇인지, 나아가 상대방이 받아들일 수 있는 최후의 선이 어디인지 분명하게 짚고 가게 된 점은 값으로 따질 수 없는 성과다. 시간이 다소 걸리더라도 회담이 깨진 그 지점에서 다시 출발해 밀도 있는 협상을 이어가길 기대한다.

이번 회담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전 제재 해제는 불가능하다는 점을 분명하게 보여줬다는 점에서도 그 의미가 적잖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핵을 포기하지 않는 한 경제 강국으로 도약하는 게 쉽지 않다는 현실의 벽과 마주쳐야 했다. 북미 정상회담 결과에 초점을 맞추면 귀국길에 오른 김 위원장의 왕복 7,600㎞ 열차 대장정은 전 세계적 이목을 집중시킨 데 비해 성과가 빈약하다. 그러나 그는 미국의 제재가 풀린 뒤 눈부신 경제 성장을 이룬 베트남 현장을 100시간 안팎 두 눈으로 직접 확인했다. 열차 대장정의 수고가 헛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도 베트남 방문의 경험과 교훈을 잘 살려 ‘획기적 사변’을 만들어야 한다.

이제 선택은 김 위원장에게 달렸다. 베트남도 그들 입장에선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요구였던 캄보디아 철군을 수용한 뒤 제재가 풀리며 경제가 성장할 수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만약 거래를 받아들인다면 믿을 수 없는 훌륭한 경제적 미래를 가질 수 있지만 핵무기를 계속 지닌다면 어떠한 경제적 미래도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이 내려야 할 결론은 핵무기 보다는 경제가 더 큰 번영을 가져온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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