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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를] 책으로 본 정리의 기술

입력
2019.02.27 04:40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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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내일 죽는다면’

어느 날 내가 사라진다면 내 물건들은 어떻게 될까? 남은 이들에게 짐이 되지 않을까? 그 물건들 중에 누구에게도 들키고 싶지 않은 은밀한 취향이나 부끄러운 흑역사가 있다면? 상상만 해도 당장에 무덤을 박차고 나오고 싶어질 것이다. 스웨덴에는 ‘데스 클리닝(Death Cleaning)’이라는 문화가 있다. 나이에 관계없이 한 번쯤 죽음을 가정하고 주위를 정돈해 보는 스웨덴식 미니멀 라이프다. 죽은 뒤 유품을 정리할 가족의 부담과 시간 낭비를 덜어주고, 살아 있는 동안 단출하게 살다가 가볍게 떠나는 삶을 말한다. 저자 마르가레타 망누손은 창고와 수납장처럼 물건을 처박아 두기 쉬운 곳부터 정리를 시작해 가장 마지막에 사진과 편지 같은 사적인 물건을 정리하라고 조언하며 이렇게 말한다. “죽음을 가정하고 삶을 정돈하면 앞으로 인생은 훨씬 빛날 것이다.”

◇‘작은 삶을 권하다’

‘작은 삶’은 버리는 행위로만 완성되지는 않다. 불필요한 것들을 덜어내어 얻게 된 시간적, 경제적 자유를 자신이 원했던 삶을 위해 아낌없이 사용해야 진정한 작은 삶이다. 저자 조슈아 베커는 집안 정리에 치여 아들과 놀아 줄 시간조차 없다는 사실에 절망하던 어느 날, “이 많은 걸 이고지고 살 필요 없다”는 이웃의 조언에 삶의 전환점을 맞는다. 그는 물건을 버리고 기부하며 삶의 크기를 줄여나가기 시작했고, 경험을 나누기 위해 블로그를 개설했다. 작은 삶에 공감한 이들은 점점 늘어나 현재 매달 200만명이 그의 블로그를 방문하고 있다. 더 나아가 저자는 작은 삶으로 얻은 경제적 여유로 고아들을 돕는 재단을 설립했다. 블로그 독자들도 기금을 쾌척했다. 작은 삶이 가져온 기적이다. 저자는 “작은 삶이 주는 최고의 기쁨은 남을 돕는 것”이라고 말한다.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

사실 우리는 모두 맨 몸으로 태어난 미니멀리스트였다. 아무것도 못 버리는 사람도 미니멀리스트가 될 수 있다. 저자 사사키 후미오는 작은 메모지조차 그 메모를 남긴 사람의 정성을 생각해 못 버리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곤도 마리에를 비롯한 미니멀 라이프 선구자들의 삶을 접한 뒤 인생이 달라졌다. 지금 그의 옷장엔 양복 여섯 벌, 욕실엔 액체 비누 하나와 무명천, 주방엔 식기 몇 개와 냄비가 전부다. 저자는 몸소 터득한 비움의 기술을 무려 70가지나 제안한다. ‘버릴 수 없다는 생각을 버려라’ ‘물건의 집세까지 내지 마라’ ‘버릴 때 (새로운 쓰임새를 떠올리는) 창조적 기지를 발휘하지 마라’ ‘설레는 물건도 버려라’ 등 구체적인 지침들이 ‘나도 버릴 수 있다’는 용기를 불어넣는다. 저자는 물건을 버린 후 찾아온 12가지 변화가 어떻게 행복으로 이어졌는지도 소개한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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