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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탄핵 부정, 태블릿 조작설로 태극기부대 얻고 민심 잃은 한국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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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탄핵 부정, 태블릿 조작설로 태극기부대 얻고 민심 잃은 한국당

입력
2019.02.25 04:4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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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유력 당권주자인 황교안 전 총리 등이 연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부정하는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황 전 총리는 전당대회를 나흘 앞두고 23일 열린 마지막 TV토론회에서 탄핵 및 태블릿 PC 조작설에 관한 경쟁 후보들의 질문에 “제 의견은 지난번 말했기 때문에 반복할 필요가 없다”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앞선 토론회에서 황 전 총리는 “박 전 대통령 탄핵은 절차상 문제가 있다” “태블릿 PC 조작 가능성이 있다”고 밝혀 파문을 일으켰다.

22일에는 헌법학자 출신인 정종섭 한국당 의원이 박 전 대통령 탄핵 결정을 “거짓 선동으로 진행된 탄핵 사태”라고 주장해 온 개신교 보수단체의 탄핵질의서 간담회를 주최했다. 김진태 의원 등이 5ㆍ18 공청회 막말로 공분을 산지 2주 만에 탄핵을 부정하는 극우단체를 국회로 끌어들인 것이다. 정 의원은 대한애국당 조원진 의원이 대표 발의한 ‘태블릿 PC 등 조작 사건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에도 공동 발의자로 참여했다.

박 전 대통령 탄핵은 국민 80%와 국회의원 234명이 찬성하고 법률이 정한 절차에 따라 헌법재판소에서 만장일치로 결정됐다. 태극기부대를 비롯한 극우세력이 집요하게 제기해 온 태블릿 PC 조작설 또한 검찰 수사와 법원 판결을 통해 명백하게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됐다. 황 전 총리는 법무부장관과 총리를 거쳐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탄핵 절차를 관리했던 국정의 최고 책임자였다. 그런 인사가 뒤늦게 탄핵을 부정하고 태블릿 PC 조작설에 동조한 것은 헌정질서를 부정하고 사회 혼란을 부추기는 무책임한 행동이다.

최근 한 여론조사를 보면 황 전 총리는 한국당 지지층에서 절반이 넘는 호감도를 보인 반면, 전체 국민 사이에선 22%로 오세훈 후보(37%)에 크게 밀린다. 황 전 총리의 망언은 최근 한국당에 대거 입당해 목소리가 커진 태극기 세력의 표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반역사적인 5ㆍ18 망언으로 국민적 공분이 큰 가운데 법치주의를 부정하는 탄핵 부정 세력까지 끌어들여 어쩌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 설령 극우세력에 기대 당권을 얻더라도 합리적 보수와 중도층이 외면한 정당은 미래를 기약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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