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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양면 전술’에 북한 ‘침묵 모드’... 하노이 담판 전 기싸움 팽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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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양면 전술’에 북한 ‘침묵 모드’... 하노이 담판 전 기싸움 팽팽

입력
2019.02.22 21:0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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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는 협상 위해 유화메시지 

 美 실무단은 ‘빅딜’ 노리고 강공 

 北매체, 회담 개최도 보도 안 해 

 사실상 버티기 들어갔을 가능성 

 비건, 영변 외 핵시설 결단 요구 

 김혁철은 제재완화 시점에 초점 

 “정상회담 직전까지 밀당” 예상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21일 베트남 하노이의 주베트남 미 대사관을 방문한 후 숙소인 파르크호텔로 들어서고 있다. 뉴스1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21일 베트남 하노이의 주베트남 미 대사관을 방문한 후 숙소인 파르크호텔로 들어서고 있다. 뉴스1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코앞에 두고 미국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정부 당국자간 대북 협상과 관련해 다른 메시지를 보내 ‘강온 양면전술’을 전개하고 있다. 반면 북한은 정상회담을 닷새 앞둔 22일까지도 회담사실 공개조차 하지 않고 ‘침묵’ 모드로 일관하고 있다. 양측 전략이 27, 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릴 2차 회담에서도 재현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의 양면전술은 21일(현지시간) 진행된 정부 고위당국자와 정상회담 기자단간 컨퍼런스콜 브리핑을 계기로 본격화했다. 익명을 요구한 고위당국자는 이 자리에서 “미 정부는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점진적 조치를 모색하는 게 아니다”며 “우리는 매우 빠르고, 큰 한방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단계적으로 비핵화를 추진하기보다는 전체 비핵화 로드맵 등을 담은 ‘빅딜’을 강조한 셈인데,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서두르지 않겠다”며 속도조절론 및 협상장기화 가능성을 거론한 것과는 확연히 결이 다르다.

대북 협상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과 실무진이 상이한 메시지를 내놓는 방식은 지난해 1차 6ㆍ12 정상회담 때와 마찬가지라는 것이 전문가들 분석이다.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 교수는 “양면전술은 트럼프 행정부의 전형적인 특징”이라며 “싱가포르회담 직전에도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핵폐기(CVID)’가 합의에 포함된다고 강조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비교적 온건한 합의를 전망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우호적 분위기를 조성해 북미 협상 동력을 유지해야 한다는 점에서 유화적인 메시지를 던지고 있을 뿐, 실질적인 합의문을 끌어내야 하는 실무협상단은 영변 핵시설 폐기 및 사찰 등 비핵화의 ‘큰 한방’을 노리고 강공을 펼칠 것이란 예측이다.

미국이 정상회담과 관련해 다양한 메시지를 내놓으며 공세를 펼치는데 반해, 북측은 여전히 함구하고 있다. 북한 매체들은 이날까지도 회담 개최 사실을 보도하지 않았다. 미국을 향해 “적대관계 청산을 위한 상응조치”를 요구하는 메시지도 20일 대외선전용 웹사이트 려명에 올라온 것이 마지막이다. 정부 소식통은 “북한의 침묵이 길어지고 있는 건 북측이 미국과 협상 과정에서 주장을 내세우고 사실상 ‘버티기’에 들어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양국의 기싸움은 실제 협상장에서 이어질 개연성이 크다. 전날에 이어 이틀째 벌어지고 있는 실무협상에서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를 밀어붙이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 때문이다. 미측이 북한에 대한 제재완화 가능성을 이미 공개적으로 밝힌 만큼, 영변 핵시설 사찰 내지는 영변 외 지역의 핵시설 신고 및 해체 등의 비핵화 조치에 대한 북측의 결단을 요구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에 맞서 김 대표는 영변 외 미확인 핵시설에 대한 조치를 최대한 후순위로 미루되 제재완화 시점을 앞당기며 미측의 공세를 버티고 있을 공산이 크다. 정상회담 직전인 27일 막판까지 북미 양측의 ‘밀당(밀고 당기기)’이 계속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는 이유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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