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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매파’ 볼턴 주말에 첫 방한… 제재 공조 메시지로 북 압박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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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매파’ 볼턴 주말에 첫 방한… 제재 공조 메시지로 북 압박할 듯

입력
2019.02.21 16:54
수정
2019.02.21 23:32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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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하노이 실무협상과 맞물려… 트럼프 특유의 강온 양면전략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이번 주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어서 그 역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PA 연합뉴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이번 주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어서 그 역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PA 연합뉴스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이번 주말 한국을 방문한다고 CNN방송이 20일(현지시간) 전했다.

CNN은 복수의 미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볼턴 보좌관이 2차 정상회담에 앞서 관련 협의를 하기 위해 방한한다"며 "이번 방문은 미 관료들이 2차 정상회담의 세부사항을 타결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는 가운데 이뤄지는 것"이라고 전했다. 볼턴 보좌관의 방한은 취임 후 처음으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면담할 것으로 예상된다. 청와대는 볼턴 보좌관의 방한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지난해 6ㆍ12 싱가포르 정상회담 당시에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정상 회담 결과를 설명하기 위해 방한한 데 비해 이번에는 사전에 방한하는 것이어서 그 역할을 두고 여러 관측이 나온다.

볼턴 보좌관은 트럼프 정부 내 대북 강경파를 대표하는 ‘슈퍼 매파’로 지난해 대북 협상 초기에는 ‘리비아 모델’ 발언 등으로 북한의 반발을 사기도 했지만 최근 대북 협상 과정에선 비교적 침묵을 지켜 왔다. 북한과의 협상에 열의를 가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볼턴 보좌관 대신 폼페이오 장관에 힘을 싣고 볼턴 보좌관도 트럼프 대통령과 충돌하는 모습을 피하려 했기 때문이었다는 게 중론이다.

이처럼 대북 협상에 비켜섰던 볼턴 보좌관의 등장은 최근 2차 정상회담 의제 조율을 위한 북미 협상에서 신경전이 이어지는 흐름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잇따라 “서두를 게 없다”며 회담 결과에 대한 기대치를 낮춰 장기전 채비를 갖추는 동시에 북한이 요구하는 제재 완화 문제에 대해서도 “북한이 의미 있는 무언가를 해야 한다”고 우회적으로 압박했다. 이번 회담에서 제재 완화를 통한 협상 타결보다는 실질적 성과를 거둘 때까지 제재를 유지하겠다는 메시지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이로 미뤄 볼턴 보좌관의 방한은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을 전하면서 제재 문제에 대한 공조 강화에 초점을 둔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 볼턴 보좌관은 북미 협상 타결을 시도하는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를 견제하면서 북한과의 협상에 회의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볼턴 보좌관이 비건 팀은 너무 협상 타결에 목을 매고 있다고 불평하면서 여전히 대북 협상이 실패할 것으로 믿고 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아울러 최근 관계부처 회의에선 재무부와 국방부 고위 관료들이 비건 대표에게 제재를 느슨하게 하거나 너무 빨리 종전선언에 동의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고 WP는 전했다. 비건 대표가 최근 스탠퍼드대 강연에서 북한의 비핵화와 미국의 상응조치 간 동시ㆍ병행적 원칙을 밝히며 유연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볼턴 보좌관을 비롯한 대북 강경파들이 제동을 거는 상황이라는 얘기다.

볼턴 보좌관의 등장은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양면 전략의 성격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추켜세우며 그의 결단에 대한 기대감을 표출하는 동시에 미국은 서두를 게 없다는 이중적인 태도를 보여 왔다. 볼턴 보좌관 방한은 20일 베트남 하노이에 도착한 비건 대표가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사와 실무 협상에 본격적으로 착수하는 시점과 맞물린다. 협상장 외곽에서 대북 강경파를 활용해 우회적인 대북 압박 메시지를 발신하면서 협상 레버리지를 높이려는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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