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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트라이더’가 아재 게임? ‘인싸’들이 몰려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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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트라이더’가 아재 게임? ‘인싸’들이 몰려든다

입력
2019.02.19 18:12
수정
2019.02.19 19:18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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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초 국민 게임… 10년간 찬밥 신세

유명 스트리머 등 올린 영상 온라인서 화제

넥슨 제공
넥슨 제공

지난달 19일 서울 서초구 신논현역 인근에 위치한 e스포츠 전용 경기장 ‘넥슨아레나’ 밖으로 사람들이 길게 줄을 늘어섰다. 400명 정도 수용 가능했지만 게임 시작 전부터 500명 이상이 한꺼번에 몰려들면서 입장을 하려면 번호표를 들고 밖에서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유명 아이돌그룹의 콘서트장을 방불케 할 만큼 환호하면서 이들이 기다린 것은 다름아닌 ‘카트라이더’. 동글동글 귀여운 캐릭터들이 카트를 타고 도로를 질주하고, 각종 아이템 무기를 사용하며 자웅을 겨뤘던, 지금은 30대나 40대가 된 ‘아재’들이 한 때 즐겨 했던 게임이었다.

넥슨의 PC게임 카트라이더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2004년 8월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으니 올해로 벌써 16살이나 된 게임 중에서는 ‘노장 중의 노장’으로 꼽히는 게임. 한데 이달 들어 지난해 여름과 비교해 하루 접속자가 최고 6배나 증가하는가 하면, 50위 안에도 들지 못했던 PC방 점유율이 쟁쟁한 최신 게임들을 제치고 5위권을 넘볼 만큼 인기가 폭발적이다.

카트라이더는 한 때 국내 게임계를 주름잡던 게임 중 하나였다. 출시 초기 22만명이라는 동시 접속자 수 국내 기록을 세운 것은 물론 PC방 게임 점유율에서 독보적인 1위를 차지하면서 누적 매출이 1,000억원에 달할 만큼 인기가 좋았다.

하지만 리그오브레전드(LoL) 출시 이후 화려한 그래픽과 전투가 난무하는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 대세가 된 2000년대 후반부터는 힘을 쓰지 못했다. PC방 순위 10위권 밖으로 조금씩 밀려나기 시작했고 이후 10년간 찬밥 신세를 면치 못했다.

지난해 11월 서울 서초구 넥슨아레나에서 열린 카트라이더 쇼케이스 전경. 넥슨 제공
지난해 11월 서울 서초구 넥슨아레나에서 열린 카트라이더 쇼케이스 전경. 넥슨 제공

카트라이더의 부활을 이끈 건 유명 스트리머와 유튜버들이었다. 이들이 올린 카트라이더 게임 영상들이 지난해 여름부터 하나 둘씩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시작한 것. 지난해 6월만 해도 유튜브 구독자가 3만명 수준이었떤 카트라이더 프로게이머 문호준의 경우, 지난해 말 구독자 20만명을 돌파한 뒤 현재는 35만명을 넘어섰다. 넥슨 관계자는 “게임 영상이 온라인에서 화제를 모으면서 이용자들이 급격히 재유입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14년간 명맥을 이어온 게임 리그도 화려한 부활의 이유 중 하나다. 2000년대 초반 스타크래프트가 독식하던 국내 리그 시장에 뛰어든 카트라이더는 2005년 5월 첫 리그를 시작으로 14년간 총 27개의 정규 e스포츠 리그를 진행해오면서 ‘국내 최장수 게임리그’로 자리잡았다. 물론 이는 꾸준한 업데이트와 서비스 관리가 병행됐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기도 했다. 실제 지난해 7월과 12월 두 차례에 거쳐 새로운 아이템과 시나리오가 추가되는 업데이트가 진행되면서 이용자들 호평을 받았다.

조작이 복잡하지 않고 직관적이라는 게임 특성도 인기 비결로 꼽힌다. 친구들과 함께 PC방에서 가볍게 즐기기 좋기 때문에 과거 PC방에서 게임을 즐겼던 20, 30대는 물론 10대들도 ‘인싸(인사이더)’ 게임으로 부르면서 즐길 정도다. 넥슨 관계자는 “레이싱 장르 특성상 복잡한 규칙을 모르더라도 게임을 하거나 보는 데 지장이 없고, 한 판 당 3~5분 내외로 남녀노소 모두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카트라이더 개발을 담당하는 조재윤 넥슨 리더는 “최근 카트라이더의 성과는 유저 등이 모두 함께 이뤄낸 것”이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방법으로 이용자 목소리에 귀 기울이겠다”고 전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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