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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유럽과 붙는 농구월드컵 본선… 승리 위해 죽기 살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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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유럽과 붙는 농구월드컵 본선… 승리 위해 죽기 살기로”

입력
2019.02.19 19:00
수정
2019.02.19 21:29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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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농구대표팀 김상식 감독 인터뷰

김상식 농구 국가대표팀 감독. KBL 제공
김상식 농구 국가대표팀 감독. KBL 제공

남자 농구대표팀 사령탑 김상식(51) 감독은 위기의 한국 농구를 구해냈다. 2018년 9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동메달에 그친 책임을 안고 허재(54) 감독이 사임하면서 코치로 있던 김 감독이 대행으로 지휘봉을 잡았다. 김 감독은 국제농구연맹(FIBA) 월드컵 아시아 지역예선을 준비하는데 시간이 촉박했음에도 9월 요르단과 시리아전을 모두 이겼다. 정식 감독으로 승격한 뒤 11월말과 12월초엔 레바논, 요르단을 연거푸 제압하며 2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뤄냈다.

이제 김 감독의 눈은 오는 8월 31일 중국에서 개막하는 월드컵 본선을 향해있다. 월드컵 예선 마지막 2경기를 위해 20일 레바논으로 출국하는 김 감독은 19일 수원 KT 구단체육관에서 본보와 만나 “지난해 11월 본선 진출이 걸린 상황에선 경험 있는 선수로 꾸렸지만 지금은 양홍석(KT), 최진수(오리온), 송교창(KCCㆍ부상으로 하차) 등을 실험해보고 싶었다”며 “그렇다고 이번 원정을 소홀히 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12명 중 절반은 기존 대표팀에서 뛰었던 선수를 남겨놨다”고 밝혔다.

이번 대표팀의 특징은 월드컵 본선을 겨냥해 포워드진을 양홍석(195㎝), 안영준(195㎝ㆍSK), 최진수(203㎝), 정효근(202㎝ㆍ전자랜드), 임동섭(198㎝ㆍ삼성) 등 높이와 외곽슛 능력을 겸비한 선수들로만 구성했다는 점이다. 김 감독은 “본선에서는 아시아가 아니라 유럽, 북미, 남미 팀과 붙어야 한다”며 “상대는 가드도 크고, 포워드는 거의 2m라서 우리도 장신 포워드를 내세워야 경쟁력이 있다. 이들이 국제 무대에서 통할지 점검하고, 잘 안 된다면 다른 방법을 찾으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월드컵 본선은 한국 농구에 너무나 높은 벽이다. 1994년 캐나다 대회 당시 이집트와 13~14위전 승리 이후 1998년 그리스 대회 5전 전패 그리고 16년 만에 다시 나간 2014년 스페인 대회에서 또 5전 전패를 했다. 김 감독은 “본선 출전국 32개 팀 가운데 우리 FIBA 랭킹이 가장 뒤에 있다”며 “1승도 굉장히 힘들겠지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죽기살기로 임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 감독은 감독 부임 후 4전 전승을 거두며 한숨 돌릴 수 있지만 그 전까지는 막막한 현실을 견뎌내야 했다. 허재 전 감독이 사퇴 의사를 밝혔을 때 옆에서 보좌했던 코치로 함께 책임지고 물러나려고 했다. 그때 허 전 감독이 “네가 (대표팀을) 해야 한다”고 김 감독을 만류했다. 대표팀 경기력향상위원회도 모두 사퇴해 홀로 남겨진 가운데 선수들의 몸 상태도 좋지 않아 가용 인원은 9명에 불과했다. 5대5 연습조차 안 되는 상황이라 중앙대 농구부의 도움을 받아 힘겹게 훈련을 이어갔다. 김 감독은 “선수들에게 우리끼리라도 ‘뭉쳐야 한다’는 얘기를 자주 하는 것 밖에 돌파구가 없었다”며 “첫 경기 상대 요르단은 우리보다 FIBA 랭킹이 낮아도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지만 경기 전 미팅 때 ‘우리 한번 해보자’고 말한 대로 선수들이 잘해줬다”고 떠올렸다.

김상식 감독과 조상현 코치가 19일 수원 KT 구단체육관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수원=김지섭 기자
김상식 감독과 조상현 코치가 19일 수원 KT 구단체육관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수원=김지섭 기자

또한 미국 농구 연수를 하다가 김 감독의 부름을 받고 대표팀에 합류한 조상현(43) 코치의 존재도 큰 힘이 된다. 김 감독은 “2015년 대표팀에서 김동광 감독님 밑에서 함께 코치로 있을 때 조 코치의 인간적인 면을 많이 봤다”면서 “코치는 감독 및 선수들과 마음으로 얼마나 잘 통하느냐가 더 중요한데, 여러 후보군 가운데 조 코치가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안양 KT&G(현 KGC인삼공사), 대구 오리온스(현 오리온), 서울 삼성에서 코치를 하다가 감독대행을 지낸 김 감독은 힘겨운 시기에 놓인 팀을 정상궤도에 올려놨지만 유독 감독직과 인연은 없었다. 감독으로 승격한 사례는 2008년 오리온스 시절뿐이다. 이번 대표팀도 감독대행으로 시작했다. 김 감독은 “프로 무대는 ‘나랑 안 맞는구나’라는 생각을 했다”면서 “농구 공부를 계속하다 보면 다른 기회가 오지 않을까 했는데 김동광 감독님, 허재 감독님이 불러줬다. 대표팀 감독을 맡고 있는 현재 굉장히 자부심을 갖고, 선수들과 이렇게 함께 하는 자체가 즐겁다”고 미소를 지었다.

김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2일 시리아, 24일 레바논전을 끝으로 예선을 모두 마친다.

수원=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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