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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이 주차, 도시 전체가 병원으로… 3년 뒤 ‘스마트시티’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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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이 주차, 도시 전체가 병원으로… 3년 뒤 ‘스마트시티’ 온다

입력
2019.02.14 04:40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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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ㆍ세종 시범도시 육성] 

 웨어러블 로봇이 노약자 도우미, 순찰로봇ㆍ헬스케어 로봇도 도입 

 문 대통령 “국가 차원 첫 시도… 선도모델로 해외 수출 추진”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오전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스마트시티 전략발표회에 참석해 스마트 신호등과 횡단보도를 체험하고 있다. 이 신호등은 보행자가 적색 신호에 차도로 접근하면 이를 감지해 음성으로 안내하고 횡단보도에 보행자가 있을 때만 신호를 점등하게 된다. 부산=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오전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스마트시티 전략발표회에 참석해 스마트 신호등과 횡단보도를 체험하고 있다. 이 신호등은 보행자가 적색 신호에 차도로 접근하면 이를 감지해 음성으로 안내하고 횡단보도에 보행자가 있을 때만 신호를 점등하게 된다. 부산=연합뉴스

#. 2022년 세종시 5-1생활권에 사는 김세종씨는 출근길 캡슐 형태의 2인승 전기 공유차를 타고 셔틀버스역으로 이동한다. 운전기사 없는 셔틀버스는 자율주행으로 김씨를 회사까지 데려다 준다. 퇴근 후 약속 장소로 이동하던 김씨는 갑자기 호흡기에 이상을 느꼈다. 하지만 굳이 예전 치료를 받던 이비인후과까지 갈 필요는 없다. 모든 병원이 네트워크로 연결돼 약속 장소 인근 병원에서도 김씨의 건강 데이터를 받아 맞춤 치료를 제공해주기 때문이다.

#. 2022년 부산 에코델타시티에 사는 박부산씨는 갓 운전면허를 딴 왕초보지만 주차를 무서워하지 않는다. 스마트폰으로 주차가 가능한 공용 주차장을 찾아 입구에 차를 세우기만 하면 박씨의 운전은 끝난다. 주차 로봇이 즉각 나와 박씨의 차를 지게로 들어올려 알아서 주차해 주기 때문이다. 주차 차량이 물류창고에서처럼 빽빽하게 보관돼 공간 활용도도 높다. 일을 마친 박씨가 주차장으로 돌아오면 로봇이 다시 차를 꺼내주는 건 물론이다.

이 두 장면은 정부가 추진하는 스마트시티 국가 시범도시에서 실제로 구현될 미래 스마트 신기술이다. 3년 후인 2022년, 이런 일이 부산과 세종에서는 현실이 될 전망이다.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와 국토교통부는 13일 부산 벡스코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스마트시티 국가 시범도시 세부 계획’을 확정해 발표했다. 스마트시티 국가 시범도시는 현재 백지상태인 부지에 미래형 스마트시티 선도모델을 조성하는 사업으로, 지난해 1월 세종 5-1 생활권과 부산 에코델타시티 두 곳이 사업지로 선정됐다.

문 대통령은 “세계 각국의 스마트시티 분야 경쟁이 치열하지만 국가 차원의 시범단지를 만든 건 우리가 최초”라며 “부산과 세종의 시범도시가 성공하면 도시 구상ㆍ계획ㆍ설계ㆍ시공ㆍ운영 전 과정을 포괄하는 선도모델로 해외 수출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종5-1 생활권 헬스케어 시나리오-박구원 기자
세종5-1 생활권 헬스케어 시나리오-박구원 기자

 ◇도시 전체가 거대한 병원 

인공지능(AI)ㆍ빅데이터ㆍ블록체인 기반 기술로 세종시 연동면 일원 274만㎡에 조성되는 시범 도시는 ‘시민의 일상을 바꾸는 스마트시티’가 목표다.

전체 면적의 20% 가량은 ‘자가용 제한 구역’으로 지정된다. 거주자는 자신의 차량을 외부 주차장에 주차하고 이 구역 안에서는 공유차량과 퍼스널 모빌리티(PRT, 세그웨이, 퀵보드 등)만으로 이동한다.

개인소유 차량 제한 구역 외곽을 둘러싼 2.4㎞ 도로에는 자율주행도로가 구축돼 무인자율주행 셔틀버스가 운행한다. 공유경제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 교통시스템에 기존의 버스, 택시 등 대중교통을 결합해 다양한 교통수단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연결해 이용할 수 있는 ‘통합 모빌리티 서비스’도 도입된다.

스마트 헬스케어도 핵심 서비스다. 평상시 시민들의 병원 이용 데이터를 수집해 맞춤형 건강ㆍ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응급 상황에서 환자의 정보를 신속히 파악해 치료에 필요한 ‘골든아워’를 확보한다. 각 병원을 네트워크로 연결해 개인 건강데이터를 축적하고, 이를 활용한 맞춤형 의료 제공으로 도시 전체가 거대 병원 역할을 하게 된다.

 ◇로봇과 함께 산다 

부산 에코델타시티(219만㎡)는 로봇과 함께 사는 도시로 조성된다. 옷처럼 몸에 입는 형태의 ‘웨어러블’ 로봇이 노약자 이동을 돕고, 공용주차장에는 주차 로봇이 도입된다.

공원 등지에는 순찰 로봇도 가동돼 공원 보안 및 유지 관리 역할을 하게 된다. 헬스케어 클러스터(45만㎡)에는 의료로봇 재활센터 등이 건립돼 시민들이 보행보조 등 다양한 재활 기능을 갖춘 로봇을 이용할 수 있다.

물 관리와 관련한 첨단 산업도 유치된다. 고정밀 소형 강우레이더 등을 포함해 관련 인프라를 상시 관리하는 통합관리시스템이 구축된다. 도심을 통과하는 하천변에 자연적으로 물이 흘러가며 정화되는 에코필터링 시스템이 구축된다. 에코델타시티는 한번 사용된 물을 그냥 버리지 않고 100% 재이용하는 도시로 만들어진다.

60MW 규모(2만4,500가구가 1년 사용 가능)의 수소연료전지 발전소를 세우고 국내 최초로 하천수를 이용한 수열 에너지를 도입해 에너지 자립 도시로 구축할 방침이다.

 ◇올해 11개 사업에 마중물 예산 투입 

정부는 연내 시범도시 설계를 마치고 하반기 조성공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2021년 말부터는 주민 입주가 시작된다. 공공과 민간이 역할을 분담하며, 해외 진출을 위한 교차실증, 과감한 규제개선도 병행된다.

정부는 올해 시범도시 관련 신기술 접목과 민간기업 유치를 위해 총 11개 사업에 265억원을 ‘마중물’ 성격으로 투자한다. 분야별로 가장 권위 있는 공공ㆍ연구기관을 전담기관으로 지정하고 각 전담기관에서 관련 서비스를 구축하는 기업 등을 선정해 2021년까지 연차별로 사업을 관리한다.

시범도시 조성 후에도 지속가능한 서비스 제공을 위해 기업ㆍ지자체ㆍ사업시행자로 구성된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할 계획이다. 오는 7월 SPC 구성을 위한 민간사업자를 선정해 2020년 6월부터 SPC를 운영할 예정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스마트시티형 규제 샌드박스 도입 등 과감한 규제 개선을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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