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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평양담판 생산적”... 영변 핵시설 폐기 합의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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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평양담판 생산적”... 영변 핵시설 폐기 합의한 듯

입력
2019.02.10 21:00
수정
2019.02.10 21:25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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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혁철 北대표와 논의 실무사항, 강경화 등 우리와도 긴밀 공유 

평양에서 2박 3일간 2차 북미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방북 실무협상을 벌인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협상 결과를 설명하기 위해 9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를 방문해 강경화 장관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평양에서 2박 3일간 2차 북미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방북 실무협상을 벌인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협상 결과를 설명하기 위해 9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를 방문해 강경화 장관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과 2차 북미 정상회담 준비 실무 협상을 벌이기 위해 3일 방한한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입국한 지 1주일 만인 10일 출국했다. 6~8일 2박 3일간 평양에서 벌인 회담에 대해 그는 “생산적이었다”고 평가했지만, “난제가 남았다”며 추가 협상을 예고했다. 영변 핵 물질 생산 시설 폐기에 더해 미국의 대북 제재 완화를 이끌어낼 만한 추가 비핵화 행동을 과연 북이 수용하려 할지가 협상 성공 관건이라는 게 전문가들 관측이다.

평양에서 비건 대표가 머문 시간은 55시간이 넘는다. 이 기간 그는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와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릴 2차 북미 정상회담의 의제와 의전 관련 사항을 논의했다. 8일 오후 서울로 돌아와서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여야 국회의원, 방한한 가나스기 겐지(金杉憲治)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 등을 만나 방북 협상 결과를 공유했다. 지난해 6월 첫 정상회담 당시와 달리 우리 측과 긴밀하게 소통한 것이다.

대외적으로 협상 결과가 상세히 공개되지는 않았다. ‘생산적’, ‘건설적’ 같은 추상적ㆍ의례적 수사가 사용됐다. 9일 강 장관을 예방한 자리에서 비건 대표는 “해결해야 할 난제들이 있지만 논의는 생산적이었다”며 “양측 모두 실질적인 진전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확신한다”고 했다. 이어 이 본부장을 만나기 직전 공개 모두 발언을 통해서는 “(북측과) 다시 만난다는 데 합의했다. (현 상황은) 2차 정상회담을 앞두고 건설적인 지점이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이날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등 여야 국회의원들과의 면담에서는 “협상이 아니었다”는 표현도 한 것으로 전해졌는데, 상호 입장을 교환하는 자리였다는 뜻일 수 있다.

쟁점이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았더라도, 정황상 6ㆍ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직후에 비하면 양측 입장 차가 상당히 좁혀졌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문가들 의견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최근 스탠퍼드대 강연에서 비건 대표가 공개한 대로, 지난해 9월까지 영변에 머물던 폐기 가능 대상 핵 시설 범위를 10월 초 폼페이오 장관 방북 때 영변 밖 핵 물질 생산 시설까지 확장했다는 건 북한이 미국에게서 더 많은 보상을 얻어내려 기존 입장을 조정할 수 있다는 의미”라며 “비건 대표 역시 한국 정부 의견까지 반영된 구체적인 보상 아이템을 평양에 가져갔을 게 분명하다”고 했다.

북한 비핵화 행동 중 이미 폐쇄한 풍계리 핵실험장 검증과 국제 사찰단의 동창리 미사일 시험장 폐기 참관, 나아가 가동 중단(동결) 등 일련의 영변 핵 시설 폐기 작업 착수 등에는 이번 회담에서 최소한 양측이 합의했을 공산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본다. 북미 연락사무소 개설과 종전(終戰)선언은 미국이 기본적으로 제공하리라 여겨지는 상응 조치다. 문제는 ‘플러스 알파’(+α)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외교전략연구실장은 “영변 밖의 핵 시설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까지 폐기하겠다고 북한이 나선다면 미국이 금강산관광ㆍ개성공단 재개 등 남북 협력 사업 면제 형태의 제재 완화로 조응할 가능성이 있다”며 “추가 실무 협상에서는 ‘스몰 딜’이 아닌 ‘세미 빅딜’이 가능한 플러스 알파 논의가 주로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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