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정 모씨는 설 연휴처럼 휴일이면 혼자 배달음식을 즐겨 시켜 먹는다. 하지만 요즘은 배달 음식을 주문하지 않을 때가 많다. 최소 주문금액을 맞추려면 무조건 2인분을 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정말 먹고 싶을 때 어쩔 수 없이 배달을 청하지만 먹고 남은 음식을 2,3일 보관해 두었다가 결국 버리게 된다. 정씨 같은 이들 때문에 1인분 주문 서비스가 등장했으나 최소 주문 금액이 있어서 2개를 시킬 수밖에 없다.

대학생 박 모씨는 배달음식을 시킬 때 배달비가 없는 업소를 골라서 주문한다. 그런데 최소 주문금액에 더해서 배달비를 요구하는 음식점이 늘어 선택의 폭이 좁아졌다. 배달비까지 내고 먹기에는 억울한 기분이 들어서 배달비 없는 업소를 고르다 보니 주문하려면 오래 걸린다. 박씨는 “최소 주문금액에 더해서 배달비를 받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배달 앱 주문화면. 최소 주문금액이 있지만 배달비를 따로 받는 경우가 많다.

배달비 부담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크다. 배달을 시킬 때 최소 주문금액을 맞추는 것도 힘든데 배달비까지 따로 받는 업소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주문 가격의 하한선인 최소 주문금액은 음식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1만5,000원 선이다. 가격이 1만4,000원이면 어쩔 수 없이 메뉴를 하나 더 시켜야 한다. 여기에 업소마다 1,000~3,000원의 배달비를 따로 받는다. 평소에 배달 음식을 곧잘 시켜 먹는 조예솔(24)씨는 “배달비가 업소마다 천차만별이라 할인 쿠폰을 주는 곳으로 전화한다”고 말했다.

배달비가 다양한 이유를 설명하려면 배달업의 구조를 알아야 한다. 소비자가 배달 앱에서 음식을 시키면 음식업소는 배달대행업체를 이용해 배달을 한다. 즉 배달 앱, 음식점, 배달대행업체의 삼각구조다. 이 구조 속에서 소비자는 음식 주문 시 적게는 1,000원을 배달비로 내고 음식점이 배달대행비 2,500원을 얹어서 총 3,500원의 배달비를 배달대행업체가 가져간다. 배달대행비 부담을 줄이려는 음식점들은 소비자들이 지불하는 배달비를 올린다. 그래서 음식점에 따라 소비자들에게 지불하는 배달비가 달라진다.

◇ 업주들, 배달비용에 배달 앱 수수료까지 감당

음식점주들은 할 말이 많다. 매출에서 배달 앱 주문 비중이 늘면서 배달비 외에도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업주는 배달 앱 주문 음식을 배달할 때마다 배달 앱 중개수수료, 외부결제 수수료를 함께 부담한다. 배달 앱 중개수수료는 업체마다 다르지만 최대 12.5%, 외부결제 수수료는 배달의 민족, 요기요, 배달통 등 배달앱 3사가 동일하게 3%를 받는다. 배달비는 배달대행업체 기준 3,500원 정도다. 결국 업주들은 소비자에게 배달비를 따로 받지 않을 경우 최대 15.5% 수수료에 배달비 3,500원을 더한 금액을 배달할 때마다 부담해야 한다.

무료 배달시 음식 가격이 낮을수록 업주들의 부담은 커진다. 2만원짜리 음식을 배달할 경우 최대 3,100원의 수수료(12.5%)와 3,500원의 배달비를 합친 6,600원이 비용으로 나간다. 1만원짜리를 배달하면 수수료가 1,550원으로 줄어들지만 총 배달 비용이 5,050원으로 전체 가격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0%정도로 높다. 2만원짜리 배달 시 배달비 비중(33%)과 비교하면 큰 차이다.

업주들은 음식 가격이 낮을수록 배달비 비중이 올라가기 때문에 최소 주문금액을 정하지 않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무료로 배달했던 업체들도 배달 주문이 점점 늘면서 유료 배달로 방향을 틀고 있다. 한식집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옛날에는 배달비를 감당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배달 노동자 인건비가 올라가 힘들다”라며 “업주들도 돈이 안되다 보니 배달비를 받는 것”이라고 전했다.

일부 배달에 의존하는 음식점들은 식재료비, 인건비, 건물 임대료 등 비용 상승으로 음식 가격을 올려야 하지만 손님이 줄어들까 봐 가격을 고정한 채 배달비를 올리기도 한다. 즉 음식 가격을 배달비로 편법 인상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

◇ 입찰 광고료까지 요구하는 배달 앱 업체들

그럼 배달 주문이 늘어서 발생하는 이익은 누가 가져 갈까. 업주들에 따르면 배달 앱 업체들이 가장 큰 이익을 보고 있다.

배달 앱 업체들은 수수료도 수수료지만 광고료 수입이 크다. 업주들은 배달 앱에서 주문을 많이받기 위해 배달 앱 업체에 돈을 주고 광고를 한다. 배달 앱 업체들의 월 정액 광고료는 3만~8만원 선이다. 월 정액 광고료를 내면 중개수수료를 따로 내지 않는다.

그런데 경매형 광고를 들여다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배달의 민족과 요기요는 입찰 방식의 광고를 한다.

배달 앱 캡쳐. 음식점이 상단에 노출되려면 입찰 방식으로 책정된 광고료를 지불해야 한다.

맨 위에 우선 노출하는 광고로 가게 이름을 올리려면 경매를 거쳐야 한다. 그만큼 업주들 사이에 입찰가 경쟁이 심하다. 입찰 광고의 평균 낙찰가는 대략 50만~60만원이다. 프랜차이즈 가맹업체를 운영하는 박 모씨는 “배달이 많은 동네일수록 광고 입찰 가격이 비싸다”며 “광고 맨 상단에 한달 내내 노출되려면 월 200만원까지 지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광고를 하지 않으면 매출이 크게 떨어진다”고 덧붙였다.

광고비 수익 등으로 배달 앱 업체들은 수익이 늘어나지만 음식점들의 매출은 제자리 걸음이다. 중소기업중앙회의 ‘오픈마켓·소셜커머스·배달앱 거래업체 애로 실태조사’에 따르면 배달 앱 시장의 거래 규모는 2018년 3조원에 이르며 수년 내 10조원을 넘을 전망이다. 덩달아 배달 앱 3사의 매출도 2015년 1,900억원에서 2017년 2,700억원으로 성장했다.

반면 음식점 매출 증가세는 크지 않다. 배달 앱 가맹업체의 평균 매출은 2015년 2억618만원에서 2017년 2억1,642만원으로 소폭 늘어났다. 게다가 음식점들의 평균 영업 이익률은 2015년 21.3%에서 2017년 20.4%로 뒷걸음질쳤다. 배달 앱을 사용하며 오른 매출을 배달 앱 광고료와 수수료 로 깎아 먹었다는 소리다.

그만큼 배달 앱 광고료에 대한 음식점 업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중기중앙회가 전체음식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광고비 등 수수료가 과하다는 의견이 응답자의 37%로 2016년 27.5% 보다 증가했다.

그렇다고 음식점들이 배달 앱 사용을 포기할 수도 없다. 매출에서 배달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서 배달 앱을 사용하지 않으면 수입이 더 줄어든다. 프랜차이즈 업체 대표인 박 모씨는 “전체 매출에서 배달 앱 매출이 30%를 차지한다”고 말했다. 중기중앙회 조사에서도 배달 앱 주문 비중은 평균 42.5%였다.

◇ “입찰 비용 부담스러우면 입찰 광고 사용하지 않으면 된다”

배달 앱 업체들도 음식점들의 불만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배달 앱 업체들은 “일부 업주들의 불만일 뿐 냉정하게 보면 배달 앱 광고의 효용이 크다”고 주장한다. 배달의 민족 관계자는 “예전에 썼던 전단지, 자석 부착식 광고를 점주들이 이제 더 이상 하지 않는다”며 “예전 방식의 마케팅비가 전체 매출의 10%라면 배달 앱 광고료는 평균 3.7%여서 비용 대비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배달 앱 업체들은 비싼 경매형 광고에 대해 “업주들의 요구를 반영한 것”이라고 밝혔다. 배달의 민족 관계자는 “(업주들) 누구나 광고 맨 위에 노출되고 싶어한다”며 “이를 위한 가장 합리적인 방식이 입찰”이라고 설명했다. 요기요 관계자는 “입찰 광고는 비용을 들여서라도 상단에 노출되고자 하는 업주들의 요청에 따라 만든 것”이라며 “입찰가를 확인할 수 있으니 비용이 부담되는 업주들은 입찰 광고를 사용하지 않으면 된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배달 앱 업체들은 과도한 배달비 문제를 무조건 배달 앱 업체들의 비용 정책 탓으로만 돌리는 것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배달 앱 관계자는 “식재료비 등 부대비용이 자영업자에게 더 부담”이라며 “오히려 배달 앱은 자영업자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가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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