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서울 노원구 중계동 104번지 일대 백사마을에서 구조된 강아지. 동물구조119 제공

얼마 전 인천에서 ‘들개’를 포획하면 50만원씩 지급한다는 뉴스가 나왔다. 개인이 아니라 계약을 맺은 전문업체에 준다는 것이다. 지난해 9월 현재 들개를 잡아달라는 민원이 85건에 달하는데, 개들이 워낙 민첩하고 눈치가 빠르다 보니 포획틀로는 잡히지 않아 마취총을 쓸 수 있는 전문업체를 찾았다는 게 인천시의설명이다.

떠돌이 개를 포획하면 비용을 지불한 지방자치단체가 인천이 처음은 아니다. 서울시의 경우 지난해 포획한 떠돌이개는 106마리로, 전문업체에 지급된 돈은 2,000만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마취총으로 잡힌 개가 40마리다. 지난해 마포구 월드컵공원에 살던 개 ‘상암이’가 마취총을 맞고 숨져 논란이 커지면서 올해는 아직 전문업체를 찾지 못했다.

포획된 개들은 지자체가 운영하는 동물보호소에 들어간다. 원래 주인이든 새 주인이든 찾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안락사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자체 공무원들은 떠돌이개의 경우 자체 번식되고 사람 손을 타지 않는 경우도 많아 일반 유기ㆍ유실동물과는 다르다고 주장한다. 마취총 사용도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유기견을 잡아 안락사 시키는 데 들어갈 세금을 다시 살아갈 기회를 주는 데 쓰는 게 낫지 않을까 싶다.

지난 27일 서울 노원구 중계동 104번지 백사마을에서 구조된 강아지들. 동물구조119 제공

2017년 서울 노원구 중계동 104마을에서는 김성호 한국성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와 백사마을 주민들이 주축이 돼 ‘동물과 행복한 104마을’이라는 커뮤니티를 만들고, 떠돌이 개를 구조하고 입양을 보내는 프로젝트를 펼쳤다. 1년이라는 시간과 비용, 많은 사람들의 도움과 노력이 들었지만 지금까지 구조한 20여마리 가운데 한 두마리를 빼곤 전부 국내외로 입양을 갔다. 떠돌이 개들도 반려동물로 함께 살아갈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끝난 줄 알았던 이 프로젝트는 지금도 진행 중이다. 지난해 추석명절 이후 또 다시 이 지역에 떠돌이 개들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사람들이 버리고 간 개들도 있고, 다른 지역에서 넘어온 개들도 있다. 이들을 두고 볼 수 만은 없어 지난 27일 지역주민들과 노원구청, 노원구 마들종합사회복지관, 동물구조단체 동물구조119가 힘을 합쳐 다시 14마리를 구조했다. 원칙대로라면 지자체 보호소에 입소시켜야 하지만 이후 안락사될 가능성이 높다는 걸 알기에 구조단체와 주민들은 위탁처를 알아보고, 새 가정을 찾아주기로 했다.

지난 27일 임영기 동물구조119 대표가 서울 노원구 중계동 104번지 백사마을에서 구조한 개를 살펴보고 있다. 동물구조119 제공

지자체 보호소에는 연 10만 마리의 유기동물이 들어오고, 이 가운데 20%는 안락사 된다. 안락사 비용마저 없어 그냥 방치되는 경우도 있다. 이런 현실 속에서 떠돌이 개들을 지자체 보호소 유기동물과 다르게 관리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을 마냥 무시할 수는 없다.

하지만 안락사를 결정하기 이전에 떠돌이 개들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논의해야 한다는 주장에 귀기울일 필요는 있다. 이미 백사마을 주민들과 지자체, 동물단체는 떠돌이 개들을 돕는 게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했다. ‘포획→안락사’ 절차를 밟기 이전 우리가 생명을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게 먼저다.

고은경 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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