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사설] ‘조해주 강행’에 ‘웰빙 단식’, 정치 막장쇼 언제까지 봐야 하나

알림

[사설] ‘조해주 강행’에 ‘웰빙 단식’, 정치 막장쇼 언제까지 봐야 하나

입력
2019.01.28 04:40
31면
0 0

청와대의 조해주 중앙선관위 상임위원 임명 강행이 몰고온 후폭풍으로 정치가 또 멈춰섰다. 청와대가 국회의 인사청문회 권한을 침해했다고 야당이 거세게 반발하는 가운데 자유한국당은 국회 보이콧을 선언하며 단식카드까지 꺼내들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청문회 무산 책임을 야당의 몽니 탓으로 돌리며 명분없는 보이콧을 즉각 중단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회법에 따라 2월 임시국회가 곧 자동소집된다. 하지만 여야의 정치리더십이 빈곤한 탓에 개점 휴업은 불 보듯 뻔하다. 정치권이 말로만 소통을 외치며 변칙과 막장쇼만 거듭하니 ‘무노동 무임금’마저 아깝다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청와대와 민주당의 조해주 선관위원 임명 처리 방식에는 부적절하고 아쉬운 대목이 많다. 하지만 임명 강행의 빌미를 제공한 한국당이 댓바람에 국회 보이콧을 선언하고 ‘좌파독재 저지 및 초권력형 비리 규탄’ 릴레이 단식에 돌입한 것은 ‘비례의 원칙’을 벗어난 과잉 정치공세라는 비판을 면키 어렵다. 더구나 단식도 소속 의원들이 5시간30분씩 교대하는 ‘희한한’ ’방식을 택해 ‘웰빙 단식’ ‘릴레이 식사’라는 조롱을 자초했다. “설을 앞둔 의원들의 일정을 감안했다”고 변명했지만 ‘한국당스러운 투쟁이자 투정’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그래도 정치가 멈추면 답답한 쪽은 여권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강조한 ‘체감하는 성과’를 거두려면 소상공인ㆍ자영업 기본법과 유치원 3법, 빅데이터 3법 등 경제ㆍ민생 법안을 처리해야 하고 검경 개혁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법 등 입법 과제도 더 미룰 수 없는 처지다. 최저임금과 탄력근로제 개편은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이런 현안을 눈앞에 두고도 왜 논란의 중심에 있는 조 선관위원 인선과 임명을 밀어붙여야 했는지 의문이다.

소통을 강조한 청와대 2기 체제의 첫 작품이 강행과 단식의 정국경색으로 귀결된 점은 실망스럽다. 김태우, 신재민씨 등의 폭로에 이은 손혜원 의원 의혹에 편승한 야당 공세에 끌려다닐 경우 안정적 국정관리가 어렵다고 판단했다면, ‘조해주 강행’에 이어 야당을 유인할 당근도 함께 내놓는 게 전략적 사고다. 국민의 정치혐오를 부풀려 이익을 얻는 세력이 누구인지 정말 궁금하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