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베네수엘라 군부 등에 업은 마두로, 유혈 진압 카드 내비쳐

알림

베네수엘라 군부 등에 업은 마두로, 유혈 진압 카드 내비쳐

입력
2019.01.25 14:04
수정
2019.01.25 20:27
2면
0 0

 과이도 “부역자도 협조하면 사면할 수 있다” 회유 나서 

 푸틴, 마두로와 통화… “러시아는 현 정권 지지한다” 의사 

23일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수도 카라카스 미라플로레스 대통령궁 발코니에 나와 지지자들에 연설하고 있다. 카라카스=AP 연합뉴스
23일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수도 카라카스 미라플로레스 대통령궁 발코니에 나와 지지자들에 연설하고 있다. 카라카스=AP 연합뉴스

대규모 시위는 잦아들었지만 ‘두 대통령’이 공존하는 베네수엘라 혼란 상황은 끝이 보이지 않고 있다. 임시 대통령을 자처하는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이 사후 사면을 약속하며 마두로 정권 군부와 고위 관계자에 대한 회유에 나서자, 마두로 대통령도 유혈 진압 가능성까지 흘리면서 반 정부 시위대에 경고장을 날렸다.

과이도 의장은 24일(현지시간) 임시 대통령을 선언한 이후 내놓은 첫 공식 발언에서 “마두로 대통령과 그 일당이 베네수엘라의 민주주의 회복에 협조한다면, 향후 사면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상황은 우호적이지 않다. 베네수엘라 선거관리위원회가 과이도 의장 행보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베네수엘라 AVN 통신은 “선관위가 과이도 의장의 대통령 선언은 법적 정당성이 결여됐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티비사이 루세나 선관위원장도 “베네수엘라의 반(反)제국주의적 전통이 훼손되고 있다”며 “마두로 대통령은 선거에 의해 정당하게 당선됐다”고 주장했다.

마두로 대통령 측도 “헌법과 국가와 민중을 위한 군부의 목소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베네수엘라 대통령실 홈페이지에 따르면 마두로 대통령은 “(베네수엘라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쿠데타는 절대 안 된다”며 “법적 안정을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 밝혔다. 또 “국민 다수는 정부의 안정을 바라고 있으며, 민군이 합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체 맥락으로 볼 때 최후의 순간 유혈 진압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내비친 것이다. 군부도 충성을 다짐하며 마두로 대통령의 제안에 화답했다. 같은 날 베네수엘라 군 최고위 장서들은 회동을 가지고, “군 통수권자인 마두로 대통령을 신뢰한다는 공감대를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베네수엘라를 둘러싼 미국과 러시아의 대립도 선명해지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마두로 대통령과 통화에서 “베네수엘라 합법 정권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은 푸틴 대통령이 “미국의 간섭은 국제법의 기본을 훼손하는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미국 및 친미 성향 국가들이 마두로 대통령 축출을 공개적으로 주장하는 상황에서 주요국 정상들 가운데서는 첫 번째로 나온 지지 입장이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아직 군사적 개입을 요구하지는 않았지만 요구가 올 경우 어떤 방법을 사용해야 할지는 고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반면 미국은 과이도 임시 정부에 2,000만달러(약 226억원)를 지원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혔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마두로 측에 “미국 외교관의 안전을 보장하라”고 요구하는 한편, 미주기구(OAS) 회의에서 베네수엘라에 2,000만달러 지원 방침도 공개했다. 국무부도 “주 베네수엘라 대사관에서 필수 인력을 뺀 외교관은 철수할 것”이라고 밝히면서도 “대사관 문을 닫을 계획은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날 벌어진 대규모 시위 희생자가 규모는 24일 현재 26명까지 늘어났다고 AFP 통신이 밝혔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