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시칠리아 섬의 삼부카. 최근 집 한 채를 1유로에 판매하는 파격정책을 내놨다. 비지트 시칠리아 홈페이지 캡처

커피 한 잔 값도 안 되는 돈으로 이탈리아 시칠리아 작은 마을에 집 한 채를 마련할 수 있다. 1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인구 감소 위기에 빠진 지구촌 곳곳 소도시들이 ‘저렴한 집값’을 무기 삼아 젊은이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런 흐름의 시작은 호주 남동부 뉴사우스웨일스의 작은 마을 ‘컴녹’이었다. 컴녹은 간선 철도가 놓인 교통 요충지로, 수 년 전까지만 해도 작지만 활기찬 마을이었다. 하지만 인근에 고속도로 개통 후 기차역이 문을 닫자 쇠락하기 시작했다. 젊은이들이 순식간에 대도시로 빠져나가 인구가 단 300명도 남지 않고 초등학교 존폐까지 고민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젊은이들을 마을로 끌어 모아야 했지만 컴녹엔 넓은 쇼핑몰도, 맛있는 식당도, 유명한 박물관도 없었다. 가진 건 마을을 떠난 사람들이 남기고 간 수많은 빈집뿐. 결국 주민들은 2008년 빈집을 ‘사실상 공짜’로 내놓는 아이디어를 내놨다. 보수가 필요한 집은 일주일 집세로 1달러 미만을 내도록 했고, 이미 보수가 필요 없는 집은 그보다 조금 더 비싼 비용만 지불하도록 했다.

컴녹에 자리 잡은 젊은이들은 만족감을 표한다. 4년 전 다섯 자녀, 남편과 함께 컴녹에 정착한 니콜 루이스는 방 3개와 벽난로, 베란다를 갖춘 집에 살면서 일주일에 집세 100달러만 낸다. 루이스는 WP와의 인터뷰에서 “오자마자 동네 주민들로부터 큰 환대를 받았다”면서 “특히 아이들이 컴녹 생활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컴녹 성공은 같은 처지에 놓인 전세계 소도시로 확산 중이다. 이탈리아 시칠리아 섬의 작은 마을 삼부카 역시 최근 주택 수십 채를 매물로 내놨다. 한 채당 가격은 고작 1유로(1,284원). 주세페 카시오포 삼부카 관광위원장은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중개업을 하려는 게 아니다. 집을 원하는 사람은 바로 입주할 수 있다”면서 “삼부카는 아름다운 해변, 숲, 산으로 둘러싸인 아름다운 도시”라고 설명했다. 시칠리아 섬에 있는 인구 7,000명의 간지시 또한 2015년부터 시내에 버려진 주택을 1유로에 판매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파격 정책이 도시에 인구가 집중되는 현상을 막지는 못하더라도, 시간이 흐를수록 젊은이들에게 더 매력적인 선택이 될 것이라 내다봤다. WP는 유럽과 호주 연구자들의 말을 인용, “더 많은 사람들이 도시로 몰릴수록 도시 생활이 지나치게 비싸다고 느끼는 사람도 많아질 것”이라며 “이들은 결국 교외지역이나 작은 마을로 돌아오게 된다”고 설명했다.

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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