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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인터뷰] “새로운 시도, 배우의 의무죠”...박훈의 도전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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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인터뷰] “새로운 시도, 배우의 의무죠”...박훈의 도전정신

입력
2019.01.22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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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스타즈 제공
제이스타즈 제공

“저는 참 운이 좋은 사람인 것 같아요.”

박훈의 말처럼 그는 참 ‘운이 좋은’ 배우다.

지난 2016년 브라운관 데뷔작인 KBS2 ‘태양의 후예’에서는 김은숙 작가와, 이번에는 tvN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의 송재정 작가와 호흡을 맞춘 그는 ‘스타 작가가 사랑하는 배우’인 것 같다는 기자의 말에 미소를 지었다.

“정말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 첫 작품을 김은숙 작가님과 했고, 이번엔 송재정 작가님, 차기작인 ‘해치’에서는 김이영 작가님과 하게 됐으니까요. 너무 좋은 작품, 대중에게 큰 사랑을 받았던 작품을 쓰시는 분들과 함께할 수 있는 건 운인 것 같아요. 덕분에 작가님들께 늘 ‘대본 그대로 하겠다’고 말씀드리곤 해요. 작가님들에 대한 신뢰가 있으니, 최대한 대본 그대로 잘 살리고자 노력하죠.”

그러나 사실 박훈의 이 같은 작품 행보는 단순히 운이 좋은 덕분이 아니다. 2011년 뮤지컬 ‘늑대의 유혹’을 통해 처음 무대에 데뷔한 그는 이후 ‘젊음의 행진’ ‘형제는 용감했다’ ‘유도소년’ ‘벙커 트릴로지’ 등 다양한 공연에 출연하며 탄탄한 연기력을 쌓아왔다. 이 같은 시간은 2016년 본격적으로 매체 연기를 시작한 박훈에게 큰 밑거름이 됐고,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이하 ‘알함브라’)에서 연기 포텐을 터트리는 데 일조했다.

tvN 제공
tvN 제공

‘알함브라’에서 유진우(현빈)의 라이벌인 IT 기업 대표 차형석 역을 맡았던 박훈은 극 초반 죽음을 맞이하는 깜짝 전개로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데 이어 게임 속 NPC가 된 뒤 끊임없이 유진우를 공격하며 나타나 ‘차좀비’라는 애칭까지 얻는 데 성공했다.

“차좀비라는 애칭까지 만들어주신 게 너무 감사했어요. 처음에는 무섭다고 하시던 분들도 막바지에는 형석이라는 캐릭터에 연민을 가지고 바라봐 주셨는데, 그것 또한 감사했죠. 매번 같은 분장을 했던 거요? 저는 괜찮았는데, 스태프 분들이 정말 고생을 많이 하셨어요. 매번 피 분장도 지난 촬영 때와 똑같이 해야 했고, 의상도 같은 옷을 수십 벌 준비해야 했죠. 분장 외에도 CG, 조명, 살수차 등 제 장면 때문에 고생하신 분들이 너무 많았어요. 그런데도 어느 분도 인상 한 번 찌푸리는 법 없이 최선을 다해주셨는데, 제가 잠깐 피 묻히고 연기하는 게 뭐가 대수였겠어요. 그저 감사한 마음이었죠.”

이번 작품의 의미를 묻는 질문에 “좋은 사람들을 너무 많이 만나 감사한 작품”이라고 말한 박훈은 스태프 뿐만 아니라 함께 호흡을 맞췄던 현빈, 박신혜, 김의성 등의 배우에 대한 감사함도 빼놓지 않았다.

“우선 현빈 씨는 여성분들 뿐만 아니라 남자인 저도 보고 있으면 좋았어요.(웃음) 대사 없이 바라만 보는 연기를 했는데, 그러다 보니 더 빠지는 것 같더라고요. 개인적으로 현빈 씨 덕분에 형석이라는 캐릭터가 완성되지 않았나 싶어요. 연기를 하는 데 있어 편하게 해준 것은 물론, 주변 사람들에 대한 배려도 너무 잘 해준 덕분이죠. 굉장히 좋은 방향성을 가진 사람인 것 같아요. 누구와도 케미가 다 잘 맞는건 정말 놀라운 능력이잖아요. 그런 면에서 정말 가장 좋은 상대역을 만난 거고, 운이 좋았죠. 박신혜 씨는 작품 속에선 많이 만나지 못했지만 예쁨을 넘어선 아름다움을 가진 친구라고 생각해요. 김의성 선배님은 제가 감히 평가할 수조차 없을 만한 깊은 몰입감, 힘을 가지신 분이셨죠. 선배님과 함께 하는 장면은 제가 완전히 묻어 갔다고 생각했고, 저는 정말 멀었다고 생각했어요. 이시원 씨 역시 차형석이라는 인물에 대한 저의 고민의 결과물을 굉장히 잘 받아줘서 너무 감사한 마음이에요. 이렇게 좋은 사람들을 만난 것 자체가 정말 큰 행복이다 싶어요.”

AR(증강현실) 게임을 소재로 국내 드라마 시장에 전에 없던 새로운 시도를 알린 ‘알함브라’는 게임과 현실을 넘나드는 매력적인 연출과 신선한 대본으로 매 회 화제를 모았었다. 그러나 이러한 신선함이 외려 배우에게는 도전의 부담으로 다가올 수도 있었을 터. 박훈은 이 같은 이야기에 “새로운 시도를 의무적으로라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연기관을 꺼냈다.

“한두 살 먹어가면서 새로운 시도가 계속 두려워 지고, 안정적인 걸 찾으려고 하잖아요. 소위 말하는 타성에 젖는 것 처럼요. 저는 그렇게 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편인데, 그런 시선에서 보니 ‘알함브라’는 너무 신선했고, 재미있는 작품이었어요. 처음 대본을 읽고 나서 ‘내가 상상한 대로 작품이 나온다면 굉장히 독특한 작품으로 남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상상 이상으로 작품이 잘 나왔고, 제 역할 또한 굉장히 좋은 역할이었죠. 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어요.”

‘알함브라’라는 새로운 도전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제대로 입증한 박훈은 차기작인 ‘해치’를 통해 또 한 번 시청자들을 만날 예정이다. 한 해의 시작부터 폭풍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박훈의 올해 목표는 “일희일비 하지 않기”다.

“한 해의 시작이 좋다고 느낄 수 있지만 일희일비 하지 않으려고 해요. 모든 제작진이 매 작품 최선을 다하지만 모든 작품이 잘 될 수 없다는 걸 잘 알고 있거든요. 하나하나에 너무 의기소침하고 상처를 받으면 다음 작업을 할 용기가 나지 않으니, 대중의 반응이 초연하면서도 도전을 이어나가려 해요. 그게 배우의 의무고, 가장 중요한 자세라고 생각해요. ‘알함브라’가 너무 큰 사랑을 받아서 감사하지만 여기에 휩쓸리지 않고 배우로서 해야 하는 일에 집중해야 하는 한 해가 됐으면 해요.”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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