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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요코즈나’ 2년 만에 은퇴… 스모계 흥행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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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요코즈나’ 2년 만에 은퇴… 스모계 흥행 비상

입력
2019.01.16 17:49
수정
2019.01.16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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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모계에서 '일본의 자존심'으로 불렸던 일본인 출신 요코즈나(천하장사) 기세노사토가 15일 도쿄에서 열린 올해 첫 스모대회에서 패한 뒤 침통한 표정을 짓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스모계에서 '일본의 자존심'으로 불렸던 일본인 출신 요코즈나(천하장사) 기세노사토가 15일 도쿄에서 열린 올해 첫 스모대회에서 패한 뒤 침통한 표정을 짓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일본 스모(相撲)계의 ‘천하장사’ 격인 요코즈나(橫網) 기세노사토(稀勢の里)가 16일 전격 은퇴를 선언했다. 2017년 1월 일본 선수로서는 19년 만에 요코즈나에 등극하며 스모 흥행의 불을 댕겼으나 부상에 따른 성적 부진으로 단명하면서 스모 팬들의 실망과 아쉬움이 쏟아졌다.

NHK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기세노사토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이제 은퇴해 후진을 지도하고 싶다”며 은퇴를 공식 선언했다. 이어 “요코즈나로서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것에 대해 매우 속상하지만 제 스모 인생에 한 조각의 후회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가장 마음에 남는 것은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훈련장이 나를 강하게 만들어 줬다”고 답했다.

그는 2017년 1월 하쓰바쇼(初場所ㆍ당해년도 첫 대회)에서 우승하며 72대 요코즈나에 올랐다. 몽골 출신 스모선수들이 주름 잡던 스모판에서 19년 만에 탄생한 일본인 요코즈나로서 팬들의 응원을 한 몸에 받았다. 그 해 봄 대회에서도 요코즈나였던 하루마 후지(日馬富士ㆍ은퇴)와 겨루던 중 왼쪽 가슴과 팔 부상을 당했음에도 우승, 일본인들의 기대에 부응했다.

그러나 당시 부상이 발목을 잡고 말았다. 스모 대회는 1년에 총 6차례 열리는데, 출전자는 한 대회에서 15경기를 치른다. 그는 부상을 이유로 이후 8개 대회를 연속 출전하지 않았다. 지난해 9월 대회부터 복귀했지만 10승 5패로 부진했고, 지난해 11월 규슈(九州) 대회에서는 요코즈나로서는 87년 만에 첫날 경기부터 4연패를 하는 수모를 겪었다. 이 같은 부진에 그는 요코즈나 심의위원회로부터 사상 처음으로 분발하라는 ‘격려’ 결의를 받기도 했다.

그럼에도 13일 시작된 올해 첫 스모 대회에서 재기를 노렸으나 3연패하는 등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해 성적까지 포함하면 8연패를 기록하면서 결국 은퇴의 길을 택했다. 1926년 쇼와(昭和) 시대 이후 10번째로 단명한 요코즈나로 기록됐다.

일본 스모계는 2년 만에 일본 출신의 요코즈나 부재 상태로 흥행 부진을 우려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현역 요코즈나는 몽골 충신의 하쿠호(白鵬)와 가쿠류(鶴龍) 2명만 남게 됐다.

일본 언론들은 이날 기세노사토의 은퇴를 속보로 전했다. 기세노사토의 부친인 하기와라 사다히코(萩原貞彦)는 교도(共同)통신에 “은퇴 이야기는 들었지만 무슨 말도 할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기세노사토의 고향에서 후원회 활동을 하는 이시와타 노보루(石渡昇)도 “팬을 소중히 하며 스모의 길을 추구했던 모습은 멋있었다. 좀 더 오래 스모계에 공헌했으면 좋았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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