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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알 품은 호주 ‘게이 펭귄 커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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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알 품은 호주 ‘게이 펭귄 커플’

입력
2019.01.16 14:44
수정
2019.01.16 23:11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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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아쿠아리움의 한 ‘게이 펭귄 커플’이 품은 알에서 태어난 새끼 펭귄 스펜직. 출처 씨라이프 시드니 아쿠아리움 사이트
호주 아쿠아리움의 한 ‘게이 펭귄 커플’이 품은 알에서 태어난 새끼 펭귄 스펜직. 출처 씨라이프 시드니 아쿠아리움 사이트

호주의 한 수족관에서 수컷 펭귄 두 마리가 다른 펭귄 부부가 방치한 수정란을 품어 알을 부화시키고 새끼까지 훌륭하게 키운 사연을 1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주요 뉴스로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화제의 펭귄들은 호주 ‘씨라이프 시드니 아쿠아리움’의 스펜(6)과 매직(3). 3살 차이로 모두 수컷인 이들은 2017년 호주에서 동성혼 법제화가 이루어진 직후 주목을 받아 ‘펭귄 게이 커플’이라는 식의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여름부터 이들은 둥지를 짓기 위한 조약돌을 서로 주고받으며 마음을 확인했지만, 직접 알을 낳을 수는 없는 운명이었다.

함께 모은 조약돌로 수족관에서 가장 큰 보금자리를 짓고 그 위에 앉는 행동을 보이자, 사육사들은 시험 삼아 이들에게 가짜 알을 건네고 관찰했다. 두 펭귄이 마치 자신들의 알인 것처럼 품고 보살피는 걸 확인한 사육사들은 일반 펭귄 커플이 낳고 방치해 뒀던 진짜 알을 주었다.

28일이라는 긴 시간 동안 번갈아 가며 품은 끝에, 지난해 10월 이들은 몸무게 91g의 건강한 새끼 펭귄을 맞이하게 됐다. 새끼 펭귄의 아명(兒名)은 두 아빠 이름을 딴 ‘스펜직(Sphengic)’. 펭귄은 신체 구조상 성체가 된 뒤에야 피검사를 통해 정확한 성별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아직은 스펜직이 수컷인지 암컷인지는 알 수 없다.

NYT는 스펜과 매직을 두고 “게이 커플이다” “그냥 우정이다” “비정상적이다”라며 여러 말이 많지만, 두 수컷 펭귄이 양육자 역할을 분담하면서 세 달배기 새끼 펭귄을 잘 키워 왔다고 전했다. 사육사 티쉬 하난은 “펭귄들은 수컷이든 암컷이든 새끼를 키울 능력을 가지고 태어난다”면서 “우리(인간)도 마찬가지죠”라고 말했다.

스펜과 매직의 이야기가 호주에서 화제가 되고 있지만, 사실 ‘수컷 펭귄 커플’의 이야기는 드문 소식은 아니다. 지난해 9월에는 덴마크 오덴세 동물원에서 수컷 펭귄 커플이 다른 부모 펭귄의 새끼를 ‘납치’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고, 독일 브레머하펜 동물원에서는 2006년부터 사랑을 이어온 게이 펭귄 커플이 2016년 10주년을 맞이하기도 했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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