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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야고수]“기업들 여전히 잘 벌어… 성장 업종의 1등 주식을 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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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야고수]“기업들 여전히 잘 벌어… 성장 업종의 1등 주식을 사라”

입력
2019.01.15 04:40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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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원 키움증권 글로벌전략팀장

유동원 키움증권 글로벌주식팀장(이사)이 지난 8일 서울 영등포구 키움증권 사옥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올해 글로벌 주식시장 전망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유 이사는 "아직 글로벌 경기가 '침체'라고 하기에는 이르다"고 말했다. 키움증권 제공
유동원 키움증권 글로벌주식팀장(이사)이 지난 8일 서울 영등포구 키움증권 사옥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올해 글로벌 주식시장 전망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유 이사는 "아직 글로벌 경기가 '침체'라고 하기에는 이르다"고 말했다. 키움증권 제공

지난해 12월, 미국의 대표 주가지수인 S&P 500 지수가 한 달 만에 9.18% 하락하며 ‘대공황 이후 최악의 12월’이라는 오명을 샀다. 지난해 3분기까지 ‘나홀로 강세’를 보이던 미국 증시였지만 중국과의 무역전쟁과 계속된 금리 인상에 따른 피로감을 이겨내지는 못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나 국제통화기금(IMF) 등도 올해 미국을 비롯한 세계 경제성장률이 지난해보다 낮아질 걸로 예상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유동원 키움증권 글로벌전략팀장(이사)은 오히려 지금의 주가 하락세가 과하다고 지적한다. 그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이던 2006년 “시장에 거품이 꼈다”며 ‘최후의 비관론자’로 불리던 인물이지만 지금은 낙관론자가 됐다.

유 이사는 지난 8일 가진 인터뷰에서 “미ㆍ중 무역전쟁만 놓고 경기 침체를 이야기 하기에는 너무 이르다”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과 비교하면 시장은 아직 버블 수준이 아니고, 정부나 중앙은행이 쓸 수 있는 카드(정책)도 많다”고 말했다.

-경기둔화 신호가 계속 나오는 데도 올해 시장을 낙관하는 이유가 있나.

“성장세가 둔화하는 것인지, 침체 국면에 접어든 것인지는 분명히 해야 한다. 고용지표를 놓고 보면 경기가 급격히 침체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정부가 금리를 급격하게 올리고 부채감축 정책을 펼치거나 기업에 제시했던 각종 세제혜택을 한꺼번에 없애버린다면 경기가 고꾸라질 수 있겠지만 그렇게 할 정부는 없다. 기업의 이익 증가율이 지난해보다 둔화될 수는 있지만 성장 속도가 느려진 것이지 이익 자체가 급감하는 것은 아니다. 기업은 여전히 돈을 잘 벌고 있다.”

-증시 하락이 과하다는 이야기인가.

“정치적인 문제가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기업 실적에 영향을 미치는 수준보다 정도가 과하다. 미ㆍ중 무역전쟁이나 금리인상 문제가 그렇다. 애플이 최근 매출액 전망치를 10% 가량 줄이긴 했지만 이건 무역전쟁에 따라 일시적으로 둔화되는 수준이지 버블이 꺼진다는 것은 아니다. 미국과 중국은 협상을 진행 중이고 결론도 날 것이다. 기준금리 인상도 올해 한 번, 내년에 한 번 식으로 속도 조절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과거 금융위기 때와 비교하면 어떤가.

“우리나라에 외환위기가 발생했던 1997년은 위기가 터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기업부채 비율이 너무 높았고 국가부채 중 60%가 단기부채였을 정도로 취약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는 기업 부채비율은 낮았지만 ‘대출-부동산 버블-산업재 버블’로 이어지는 거품이 문제였다. 국제유가만 해도 금융위기 직전이 지금의 3배 가까운 수준이었다. 지금은 자산 가격 상승세가 잠시 쉬어가는 수준이다. 정책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수준도 다르다. 금융위기 당시에는 미국 은행들의 예대율(예금 대비 대출금 비율)이 100%를 훌쩍 넘었지만 지금은 70%대다. 아직 여유가 있다.”

-애플과 아마존이 시가총액 1위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어떤 기업에 투자하겠나.

“둘은 전혀 다른 기업이다. 애플 주식은 싸지만 성장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질 수 있는 종목이다. 아이폰 판매 성장세가 멈췄기 때문이다. 이제는 현금을 많이 보유하고 배당을 많이 하는 종목으로 바뀐다. IT업종은 사지 않겠다고 했던 워렌 버핏이 지금 애플을 사 모으는 것도 같은 이유다. 지금 애플은 ‘가치주’라는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 반면 아마존은 아직 ‘치킨게임’을 하면서 성장하는 단계다. 대부분 영역(업종)이 성장을 멈춘 상태인데, 여전히 성장세를 보이는 업종에 있으면서 그 시장을 장악할 수 있는 종목이라면 사야 하지 않겠나.”

-성장세를 보이는 것은 어떤 업종인가.

“과거로 치면 이동통신 시장이 성장하던 시기 SK텔레콤이나 스마트폰이 확산하던 시기 삼성전자를 샀어야 한다는 것이다. 성장세가 마무리 된 이후 시장 점유율이 압도적인 기업들이 결국 나중에는 10배, 100배로 오르는 종목이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미국의 IT나 바이오, 중국의 전기차나 전력저장기술(ESS) 같은 것이다. 우리나라 기업도 마찬가지다. 반도체 시장으로 따지자면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같은 기업을 찾아야 한다. 만약 전기차의 성장세를 예상한다면 국내 이차전지 기업인 삼성SDI나 LG화학 같은 곳, 대체에너지 중 태양광이 유망하다고 생각된다면 한화를 선택하는 것이 맞다. 시장이 얼마나 성장할 수 있느냐, 그 안에서 투자하려는 기업의 위상이 어느 정도냐를 꼼꼼히 따져야 한다. 만약 대체에너지라든지 IT같은 특정한 업종에 대한 관심이 생겼는데 어떤 종목을 사야 할 지 모르겠다면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는 것이 낫다. ETF는 한 종목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자동으로 분산 투자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신흥국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많다.

“신흥국은 전문 전업 투자자가 하는 것이 좋다. 시장 변동성이 큰데다 해당 국가의 환율도 급격히 변할 수 있어서다. 2016년엔 러시아, 2017년엔 베트남 같은 나라에 투자했으면 큰 수익을 얻을 수 있었지만 지난해는 신흥국에 투자하면 안 되는 시기였다. 굳이 신흥국에 투자하려 한다면 차라리 채권(국채)이 낫다. 브라질 국채만 해도 이미 금리 9%가 넘는 상황이다.”

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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