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독일 수도 베를린에서 열린 남자핸드볼 세계선수권 대회에 출전한 남북 단일팀이 개막전 후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 주독 정범구ㆍ박남영 남북대사,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베를린=연합뉴스

남자핸드볼 남북단일팀이 역사적인 첫 경기를 치렀다. 11일(한국시간) 독일 통일의 상징인 베를린 메르세데스 벤츠 아레나에서 열린 남북단일팀과 독일의 제36회 세계남자핸드볼선수권대회 개막전엔 1만3,500여명의 관중이 꽉 들어찼다. 세계 최강인 자국 대표팀 경기를 보기 위해 몰려든 독일인들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경기장의 한 귀퉁이에 한반도기가 새겨진 흰색 티셔츠를 입고 자리 잡은 100여명의 남북 공동응원단은 굴하지 않고 열띤 응원을 펼쳤다. 남북 단일팀의 국가로 아리랑이 연주됐다. 20명의 남북 선수들은 손을 마주 잡았고, 남북 응원단이 따라 불렀다. 선발 라인업에는 북측 선수들(4명)이 포함되지 않았다. 경시 시작 7분 뒤 북측 리경송이 코트에 밟자 공동응원단은 환호성을 질렀다. 점수 차는 점점 벌어졌지만, 공동응원단은 단일팀이 골을 넣을 때마다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코트 안에서도 남북 선수들은 하나 된 모습이었다. 리경송이 패스를 놓치고 고개를 떨구자 주장인 정수영이 다가가 어깨를 여러 차례 두드리기도 했다. 경기 후에는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과 정범구 주독 한국대사, 박남영 북한 대사가 코트로 내려가 단일팀 선수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격려했다.

단일팀을 응원하는 남북동공응원단. 베를린=연합뉴스

핸드볼은 독일에서 최고의 인기 실내 스포츠다. 국제핸드볼연맹(IHF)이 독일의 개막전 상대로 단일팀을 고른 것도 상징적 의미와 흥행을 감안한 포석이었다. 독일 측에서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대통령과 호르스트 제호퍼 내무장관 등 고위급 인사들이 대거 경기장을 찾았다. 대한핸드볼협회 회장인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이기흥 대한체육회장도 날아갔다.

핸드볼에서 사상 최초로 단일팀을 구성해 이번 대회에 출전한 ‘코리아’는 지난해 12월 22일부터 베를린에서 합동 훈련을 진행했다. 그러나 조영신(상무) 감독이 이끄는 단일팀은 세계 랭킹 1위에 홈 코트의 이점까지 안은 독일에 19-30으로 대패했다. 코리아는 한국이 세계 랭킹 19위, 북한은 세계 랭킹에 들어있지 않을 정도로 객관적인 전력 차가 크다. 조 감독 “22일의 훈련시간은 단일팀의 조직력을 가다듬기에 짧았지만, 최선을 다했다"라며 "전력 차이가 컸지만 주눅 들지 않고 경기를 한 것에 칭찬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단일팀은 12일 밤 11시 30분 같은 장소에서 세계 랭킹 4위 러시아와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다.

강주형 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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