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참모들을 대동하고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회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 비핵화 협상의 답보상태를 타개하기 위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최근 방중기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한국과 중국이 참여해 한반도 평화체제를 논의하는 별도의 ‘남ㆍ북ㆍ미ㆍ중’ 4자 대화를 제안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은 10일(현지시간)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며 “김 위원장이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남북한과 중국, 미국이 참여하는 4자 회담을 제안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반도 정전체제를 종식하는데 관심을 표시해왔다는 점을 고려할 때, 북한 비핵화를 위해 이 제안을 수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에 따르면 북한은 한반도 평화체제가 마련되기 전까지는 비핵화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비핵화를 위한 북미 양자회담을 벌여 나가면서도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대해 북한과 의견이 비슷한 한국과 중국을 끌어들인 4자 회담을 동시에 진행, 미국으로부터 재 해제 등 양보를 얻어낸다는 포석인 것이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은 1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내용이기 때문에 2차 북미 정상회담의 주제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수성향인 해리티지 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도 4자회담 개최 가능성을 높게 봤다. 클링너 연구원은 “김 위원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한반도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기 위해 다자협상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힌 점을 고려할 때,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4자회담 개최 여부가 논의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또 한반도 평화체제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보좌관들이 평화체제에 앞서 북한의 비핵화가 우선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무시하고 종전선언에 서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클링너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1차 정상회담 직후 일방적으로 대규모 한미연합군사 훈련을 중단한 것에 주목했다. 참모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한미ㆍ북미 관계에서 미국 행정부의 기존 접근법에 얽매이지 않는 트럼프 대통령이 또다시 파격적인 행보를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미국 카네기평화재단(CEIP)의 제임스 쇼프 선임연구원은 시 주석이 김 위원장에게 미국으로부터 제재 완화를 이끌어 낼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를 요구했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그는 “북한이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내놓을 수 있는 절충안은 영변 핵시설에 대한 국제사찰 허용과 핵물질 신고 등이라면서 이에 대해 미국은 남북 경제협력과 관련된 투자 등을 유엔 제재 예외로 인정해주는 절충안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윤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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