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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육참총장을 카페로 불러낸 靑행정관의 위세, 이게 정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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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육참총장을 카페로 불러낸 靑행정관의 위세, 이게 정상인가

입력
2019.01.08 04:4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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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인사수석실 정모 행정관이 2017년 9월 김용우 육군 참모총장을 외부에서 비공식적으로 만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는 군 장성급 인사 직전이어서 두 사람의 만남이 적절했는지 논란이 일고 있다. 정 행정관은 김 총장을 만난 뒤 군 장성 인사 자료가 담긴 가방을 분실했고, 이후 대기발령 조치를 받은 뒤 면직됐다.

이번 사건은 여러 측면에서 상식을 뛰어넘는다. 두 사람 간의 만남이 정 전 행정관의 요청으로 이뤄졌다는데, 일개 청와대 행정관이 육군 최고 책임자를 부대 집무실 밖으로 불러낼 만큼 위세가 대단하다는 것부터가 놀랍다. 청와대는 “행정관이 참모총장을 못 만날 이유는 없다”고 밝혔지만 바로 그런 점 때문에 ‘청와대 정부’라는 비판이 나온다.

만남의 성격도 석연치 않다. “군 인사 시스템과 절차에 대한 조언을 듣기 위한 자리”였다는 게 청와대 해명이지만 그런 공식적인 성격이라면 국방부 근처 카페가 아닌 참모총장 집무실 등을 택하는 게 정상적이다. 육군인사사령부나 인사참모부 실무자들이 인사 시스템을 더 잘 파악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설득력이 떨어진다.

당시 정 전 행정관이 소지하고 있던 서류가 군 장성들의 인적사항과 평가자료였다는 사실은 장성 인사 논의를 위한 만남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 현역 육군 대령으로 모임에 동석한 심모 행정관이 준장 진급 심사 대상이었고 얼마 후 실제 진급했다는 점도 의혹을 키운다. 게다가 정 행정관이 육참총장과 회동 직후 차를 타고 가다 담배를 피우려 주차했다가 자료를 잃어버렸다는 설명, 통상 10월에 발표하던 장성 진급 발표가 2개월 미뤄진 배경 등 의문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청와대가 이번 사건을 대하는 인식은 지나치게 안이하다. 김태우 검찰 수사관과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 폭로 초기 때의 미숙한 대응을 답습하는 듯하다. 사건의 전모를 신속하고 소상히 밝히는 게 사태 확산을 막는 최선의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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