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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나를 용서하세요” 오은영 박사가 건네는 따뜻한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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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나를 용서하세요” 오은영 박사가 건네는 따뜻한 위로

입력
2019.01.04 04:40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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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은영의 ‘화해’ 

부정적인 감정을 표출하지 못하면 '스트레스성'이라는 이름이 붙은 신체적 질환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오은영 박사는 말한다. 게티이미지뱅크
부정적인 감정을 표출하지 못하면 '스트레스성'이라는 이름이 붙은 신체적 질환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오은영 박사는 말한다. 게티이미지뱅크

“미우면 미워하는 감정을 가져도 괜찮습니다. 그런 감정을 갖는 것에 지나치게 죄책감을 가질 필요 없습니다.”

부모에게 원망의 마음을 지니고 있는 자신을 자책하는 사람에게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인 오은영 박사는 “그래도 괜찮다”고 한다. 아무리 자식이라도 부모가 싫을 수 있다고, “스스로 마음을 소화시키는 과정”을 가지라고 마음을 쓰다듬는다. 오 박사가 그 동안 진행해 온 상담을 엮은 ‘오은영의 화해’를 냈다. 한국일보에서 2년여간 같은 제목으로 연재해온 정신 상담 코너의 내용을 주춧돌 삼고 진료실과 강연에서 만난 수많은 ‘나’들의 이야기로 누구나 위로를 받을 수 있는 따뜻한 집을 지었다.

오 박사는 사연자들이 보내 온 아픔의 근원에 부모와의 관계가 자리잡고 있다고 진단한다. 지면에 게재된 ‘오은영의 화해’에는 어린 시절 부모와 추억이 별로 없거나, 어릴 때부터 지나치게 독립적인 성향을 지닐 수밖에 없었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많았다. 부모는 자식의 자존감과 가치관, 사회성에까지 두루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존재다. 한 사람이 부모로부터 받은 영향은 그가 부모로서 역할을 할 때 더욱 극명하게 드러난다.

예컨대 많은 사연에 어린 시절의 자기 확신과 신뢰감을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진단이 내려졌다. 부모는 한 개인이 가질 수 있는 자존감의 근간이다. “만 1~3세 아이들은 “내가 할 거야”라는 의사표현을 시작합니다. 정신분석학자 프로이트는 이 시기에 위험한 일이 아니라면 아이 스스로 해보도록 두어야 자율성이 발달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어린 시절 자신의 뜻대로 해본 경험이 적으면 자기 신뢰감과 자기 확신이 떨어집니다.”

하지만 어린 시절의 아픔이 현재의 나를 변화시킬 수 없는 건 아니다. 사회성과 감정을 다루는 법은 지금부터라도 배우면 된다. 또 부정적인 감정은 없앨 수 있는 것이 아니므로, 오히려 감정을 편안하고 안전하게 표현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고 오 박사는 강조한다.


 오은영의 화해 

 오은영 지음 

 코리아닷컴 발행ㆍ320쪽ㆍ1만6,000원 

오 박사는 무엇보다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화해’는 사실 주변 사람과의 관계에 앞서 자기 자신과 이뤄져야 할 일이다. “더 나은 사람이 되는 것보다 나를 아는 사람이 되는 것이 더 필요해요. 나를 알아야 나를 다룰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내일을 잘 살아가려면 오늘이 끝나기 전에 나를 용서하세요.”

양진하 기자 realh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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