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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ㆍ마크롱 신년 메시지는 ‘마이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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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ㆍ마크롱 신년 메시지는 ‘마이웨이’

입력
2019.01.01 17:49
수정
2019.01.01 21:49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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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후 처음 이라크 방문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6일 이라크 바그다드 서쪽 알 아사드 공군기지를 찾아 연설을 하고 있다. 바그다드=AFP 연합뉴스
취임 후 처음 이라크 방문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6일 이라크 바그다드 서쪽 알 아사드 공군기지를 찾아 연설을 하고 있다. 바그다드=AFP 연합뉴스

2019년 새해 벽두 세계 주요 지도자 대부분은 자신의 치적을 과시하며 ‘자국 우선주의’ 노선의 강화를 주장했다. 올해도 지구촌이 약육강식 경쟁구도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임을 예고한 것이다. 특히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언론 인터뷰에서 한일 간 ‘레이더 조준’ 논란에 대해 “화기 관제 레이더 조사(照射ㆍ조준해 쏨)는 위험한 행위로 (한국이) 재발 방지책을 확실히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일방통행 식 국정운영에 대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신년 메시지는 ‘마이웨이’ 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국경 장벽을 둘러싼 의회와의 갈등으로 연방정부 셧 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사태가 해를 넘겨 이어지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트위터에 “모든 콘크리트 벽은 결코 포기되지 않았다”며 장벽 건설 강행 의지를 드러냈다. 새해를 몇 시간 앞두고 이뤄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선 민주당을 향해 “당장이라도 협상을 해보자”고 운을 뗐지만, 영국 가디언은 “실제로는 민주당과 직접 접촉하지 않았다”며 민주당에 책임을 전가하기 위한 정치적 액션이라고 평가 절하했다. 이에 민주당은 새롭게 출범하는 하원 개원일인 3일 국경 장벽 예산을 통째로 들어낸 ‘민주당 표 예산안’을 상정하겠다고 밝혀, 연초부터 정국 긴장은 한층 고조될 전망이다.

지난해 말 ‘노란 조끼’ 시위대의 퇴진 요구에 몸살을 앓았던 마크롱 대통령 역시 강경 모드로 선회하는 모습이다. 신년 연설에서 “시위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기본적인 경제 정책 노선은 포기할 수 없다”며 각종 개혁 정책을 고수할 뜻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시위대를 극단적 증오를 부추기는 과격한 집단으로 몰아세웠다. 그는 “시위대가 정치인, 경찰, 언론인, 유대인, 외국인, 동성애자를 혐오의 타깃으로 삼으며, 프랑스를 부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우파성향 정권에 대한 ‘노란 조끼’ 시위대 분노를 물타기 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아베 총리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자신의 정치적 과업을 강조하며 권력 다지기에 애썼다. 지난해 9월 자민당 총재 3연임에 성공, 2021년 9월까지 임기를 확보한 아베 총리는 신년사에서 “북미 정상회담, 러일 평화조약 교섭, 중일 신시대 도래 등 큰 전기들이 찾아오는 동안 전후 일본 외교의 총결산을 과감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산케이(産經)신문과 라디오방송인 닛폰(日本)방송 인터뷰에서는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판결을 비판한 우익 저널리스트의 지적에 “국가의 리더가 ‘함께 만든 룰’은 지켜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 룰을 지키려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고 답했다. 국제사회에서 외교의 어려움에 대한 답변이었으나 최근 한국을 거론하지 않았지만 최근 얼어붙은 한일관계를 의식한 발언이란 해석이 나온다.

아베 총리는 또 테레비아사히(朝日)방송의 디지털채널인 아베마TV에 출연해 레이더 조준 여부에 대한 한일 간 입장이 엇갈린다는 질문에 “화기 관제 레이더 조사는 위험한 행위”라고 말했다. 지난달 20일 방위성이 해당 문제를 제기할 때 같은 주장을 폈으나, 아베 총리가 직접 언론에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면서 “한국 측이 이를 받아들이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방위성의 신중론에도 당시 동영상의 공개를 지시한 것도 아베 총리의 결정에 따른 것이었다.

중국에 대해서도 “강한 군사력을 가진 나라가 ‘이 바다는 내 거다’라고 선언하면 다른 국가들은 입을 다물 수밖에 없다“, “일방적인 현상 변경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국제법 룰을 지키지 않으면 국제사회는 완력의 세계가 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미국과 무역 전쟁을 벌여온 시 주석은 대내외 메시지 관리에 주력했다. 미중 수교 40주년을 맞아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축전에서 “역사는 양국에 가장 좋은 선택이 협력이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중 무역전쟁이 90일 휴전 중이고 내주에 무역협상이 재개되는 점을 감안해 우호적인 메시지를 발신한 것으로 풀이된다.

내부 결속을 다지며 중국인의 자신감을 북돋으려는 데도 애를 썼다. 그는 신년사에서 “중국인들의 자력갱생과 고군분투로 세계가 주목하는 중국의 기적을 만들었다”며 독려했고, “국제 정세가 어떻게 변하더라도 중국의 주권과 안전을 지키겠다는 믿음과 결심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자주의와 국제연대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왔지만 크게 힘을 받지 못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신년사에서 “(자유주의 질서와) 국제 협력에 대한 오랜 확신이 흔들리고 있다”며 “국경을 넘어 서로 협력해야 시대의 도전을 정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기후 변화가 실질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 올해가 문제를 극복할 마지막 기회”라며 이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단합을 호소했다. 또 지난해 말 체결된 예멘 휴전 협정 등을 ‘희망의 이유’라며 “국제 협력과 연대가 이뤄지면 세계는 승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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