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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비핵화 다짐한 김정은 신년사, 북미협상 새 동력 삼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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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비핵화 다짐한 김정은 신년사, 북미협상 새 동력 삼아야

입력
2019.01.02 04:4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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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체제 구축ㆍ비핵화 강한 의지 천명

미국 향해서는 상응한 실천 행동 요구

협상 타개하려면 북미 추가 양보 필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일 신년사에서 지난해 남북ㆍ북미 정상회담 이후 이어왔던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비핵화 의지를 거듭 천명했다. 2차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희망도 재차 표시했다. 다만 이를 실행하기 위해 “미국이 신뢰성 있는 조치를 취하며 상응한 실천행동으로 화답”해야 한다는 것도 분명히 했다. 일련의 남북 합의를 “사실상의 불가침 선언”으로 규정한 것이나 조건 없는 개성공단 가동과 금강산 관광 재개 의사를 표시한 것은 적어도 남북 관계만은 긴밀히 해나가자는 메시지로 볼 수 있다. 우리 정부도 환영 논평을 내고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김 위원장 신년사에서 비핵화 의지를 재확인하며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를 표명한 대목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해 4월 남북 판문점선언과 6월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으로 부풀어올랐던 비핵화 협상 기대는 지지부진한 후속 협상으로 한풀 꺾인 게 사실이다. 결국 추가 북미정상회담도,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도 해를 넘기고 말았다.

이런 마당에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과 “완전한 비핵화”를 강조하면서 “미국 대통령과 마주 앉을 준비”가 돼있다며 협상의 동력을 살리려는 김 위원장의 발언을 반기지 않을 수 없다. 과거처럼 마이크를 올린 연단에 서서가 아니라 집무실 소파에 앉아 신년사를 읽었다는 것도 의미심장하다.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대화를 통해 현안을 풀어갈 준비가 되어있다는 메시지를 담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여전히 미국을 향해 “신뢰성 있는 조치를 취하며 상응한 실천행동으로 화답”할 것을 주문했다. “약속을 지키지 않고 우리 인민의 인내심을 오판하면서 일방적으로 그 무엇을 강요”하고 “제재와 압박에로 나간다”면 어쩔 수 없이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될 수도 있다”고 했다. 과거에 비해 부드러운 표현이라고는 해도 결코 끌려만 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대내외적 다짐에는 변함이 없다.

중요한 것은 이제부터다.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은 과거와 다른 톱다운 방식의 해법에 기대를 걸 수밖에 없다는 것은 자명하다. 결국 북미 정상이 무엇을 주고 받을 것인가가 중요하다. 협상이 진척되려면 상대에게 먼저 줄 것을 바랐던 지난해와 달리 서로 무엇을 줄 것인지 좀더 분명히 해야 할 필요가 있다. 북한은 미국과 국제사회가 원하는 핵리스트 준비의 의지를 명확히 하고, 미국인 방북 허용 검토나 남북 철도연결 착공식 제재 면제 등 일부 행동을 보인 미국은 좀더 분명한 제재 해제를 결단해야 한다.

남북미 모두 주목하는 성과를 내기 위해 남은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는 현실을 직시해야 마땅하다. 내년은 미국 대선, 우리 총선이 있어 모든 이슈가 국내 정치로 수렴될 수밖에 없다. 북한 비핵화의 뚜렷한 가닥을 잡지 못한 채 시간을 흘려 보낸다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해법은 요원해질 가능성도 있다. 동유럽 공산체제 붕괴로 미소가 냉전 체제를 청산한지 올해로 30년이다. 한반도에도 화해의 봄바람이 불기를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는 것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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