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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혼모 인식 개선부터 실습비 절약까지… 청년문제 해법, 청년들이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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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혼모 인식 개선부터 실습비 절약까지… 청년문제 해법, 청년들이 찾았다

입력
2018.12.31 15:38
수정
2018.12.31 17:16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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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대학생 자원봉사단 써니

사회혁신프로젝트 66개 팀 활동

지난 29일 서울 광진구 세종대에서 열린 SK 대학생 자원봉사단 써니(SUNNY)의 사회혁신 프로젝트 워크숍을 마친 뒤 참석한 학생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SK행복나눔재단 제공
지난 29일 서울 광진구 세종대에서 열린 SK 대학생 자원봉사단 써니(SUNNY)의 사회혁신 프로젝트 워크숍을 마친 뒤 참석한 학생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SK행복나눔재단 제공

“용돈 40만원이 늘 부족했다. 매달 중순이면 쓸 돈이 없었다. 재무관리표를 작성해 소비습관을 분석해보니 지나치게 잦은 술자리가 문제였다. 이전까진 뭐가 문제인지 솔직히 몰랐다.”

내년 복학을 앞둔 김남훈(경남대 정보통신공학과 2학년 휴학)씨는 “과소비는 나쁜 것이라고만 배울 뿐, 정작 돈 관리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선 누구도 알려주지 않았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20대 대학생들의 낮은 금융이해력과 충동적 소비성향이 재무관리에 대한 무지(無知)에서 비롯됐다고 생각했다.

그는 올해 3월 이러한 문제의식을 공유한 부산 소재 대학생 4명과 함께 의기투합해 ‘쩐하무적’이란 이름의 팀을 짰다. 청년의 소비습관 개선과 재무관리를 돕는 경제모임을 만들어보자는 취지였다. 강연 기획과 재무분석표 제작,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홍보 등 8개월의 준비과정을 거쳐 지난 11월1일부터 12월6일까지 6주간 부산 소재 대학생 20명이 쩐하무적 1기로 활동했다.

이들은 매주 목요일 날 만나 다음 주 소비 계획을 세우고, 이번 주 소비 활동을 공유하며 돈을 어떻게 관리하면 되는지 스스로 배워갔다. 김씨는 “평소에 무의식적으로 편의점에 들어가는 것 같다는 지적에 따라 소비습관을 바꿔 월 용돈 10만원을 아낀 경우 등 짧은 시간이지만 뚜렷한 성과가 속속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매달 용돈 부족에 시달리던 그도 계획적인 소비를 한 뒤에는 서울ㆍ전북 전주 여행을 다녀오는 등 여유를 찾았다.

쩐하무적은 SK 대학생 자원봉사단 써니(SUNNY)의 사회혁신 프로젝트에서 올해 활동한 66개 팀 중 하나다. SK행복나눔재단은 지난 29일 서울 광진구 세종대에서 1년간의 사회혁신 프로젝트 성과를 되새기는 ‘2018 종결 워크숍’을 열고, 10개의 베스트첼린저ㆍ우수팀을 선정했다고 31일 밝혔다. 쩐하무적은 저소득 분야 우수팀에 이름을 올렸다.

사회혁신 프로젝트는 대학생들이 모여 사회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팀 활동을 통해 사회혁신 모델을 만들며 성장하는 써니의 신설 프로그램이다. 올해 처음 개설해 전국 10개 지역 대학생 330명이 참여(66개 팀)했다. 인권 정체성 우울 건강 진로 저소득 등 8개 분야에서 문제 해결 방법을 기획하고, 직접 실행했다.

써니는 이날 방문객 대상으로 투표를 진행해 우수팀 3곳을 선정했다. 또 오광빈 소셜벤처 MUNE 대표이사와 조재호 베네핏 대표 등 사회혁신 전문가를 심사위원으로 초청, 베스트첼린저 7개 팀도 정했다. 선정 팀에겐 앞으로도 프로젝트를 계속할 수 있도록 관련 비용을 추가 지원한다. 써니 정규 프로그램으로 만드는 방안도 추진된다.

베스트첼린저 7개 팀 중 하나로 이름을 올린 ‘다른 가정, 우리들의 인정’은 미혼모 인식 개선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제작해 영상제에 출품했다. 온라인으로도 배포했다. 팀장으로 참여한 허자윤씨는 “미혼모 가정이 경제적ㆍ사회적 차별을 받는 모습을 보고 대학생의 힘으로 바꿔보고자 이번 프로젝트를 기획하게 됐다”며 “내년엔 한부모가정이나 다문화 가족 등 사회적 약자의 범위를 넓혀 더 큰 사회변화를 만들어 볼 것”이라고 말했다.

유일하게 베스트첼린저와 우수팀에 중복 선정된 ‘알뜰화방’은 “예술 계열의 청년 10명 중 9명은 실기 재료비를 직접 부담하고 있으며, 1년에 100만 원 이상 쓰는 학생이 전체의 20% 이상으로 상당수가 재료비에 대한 경제적인 부담을 가지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최선호 알뜰화방 팀장은 “미술용품 중고거래 플랫폼을 개발해 예술대학 학생들이 재료비 부담을 줄이고, 예술 활동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노력한 점이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김용갑 SK행복나눔재단 총괄본부장은 “올해 처음 추진한 사회혁신 프로젝트는 대학생 스스로 직면한 사회문제를 주도적으로 고민ㆍ해결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라고 설명했다. 2003년 창립된 써니는 현재까지 총 7만여명이 활동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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