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가 건립 후 기부채납
다시 돌려받아 20년간 운영
시의회 의결도 안 거쳐 “특혜”
스타필드 고양점 전경 모습. 정문 앞쪽으로 주차장과 도서관이 들어설 삼송근린공원 모습도 보인다.

경기 고양시가 신세계 대형복합 쇼핑몰인 ‘스타필드 고양’과 일부 시설을 기부채납 받는 대신 주차장 부지를 공짜로 내주는 협약을 맺어 특혜 논란이 일고 있다. 시는 주변 교통난 해결을 위한 결정이라는 입장이지만, 스타필드 주차 문제 해결에 시가 땅까지 제공하는 것은 문제라는 비판이 적지 않다.

27일 고양시에 따르면 시는 ㈜스타필드고양과 3월 업무협약을 통해 고양점 정문 바로 앞에 위치한 시 소유의 삼송근린공원(15만㎡) 지하 2층(연면적 3만4,000㎡)에 1,000면짜리 대규모 지하주차장을 건립하기로 했다. 공원 지상 1층에는 530㎡ 규모의 공공도서관을 짓는다. 관련 절차를 거쳐 빠르면 내년 말 착공한다.

주차장과 도서관(20억원) 건립비용 400억원은 스타필드가 대기로 했다. 다만 주차장은 시에 기부채납 한 뒤 다시 스타필드가 무상으로 넘겨받아 최대 20년까지 운영하게 된다. 스타필드 고양점의 전용 주차장이나 다름없다.

시는 스타필드가 입지한 삼송지구 교통난과 일대 지역주민의 주거환경이 개선될 것이란 입장이다.

그러나 ‘대기업 특혜’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규열 고양시의원은 “스타필드 주차 문제를 왜 고양시 땅으로 해결하느냐”며 “스타필드 허가 단계부터 공원에 주차장을 짓기로 한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스타필드 고양점 인근 삼송근린공원에 들어설 도서관 및 주차장 조감도. 고양시 제공

고양 시민단체 활동가인 강태우(53)씨는 “스타필드가 유발한 주차ㆍ교통문제는 원인자 부담 원칙에서 스타필드가 해결해야 한다”라며 “시의 무상제공 결정으로 스타필드는 막대한 토지매입비를 절감하면서 주차문제까지 해결하게 돼 대기업 특혜”라고 비판했다.

고양시가 관련 계획을 섣불리 발표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가 주차장과 도서관을 기부채납 받기 위해선 공유재산 및 물품 관리법에 따라 시의회 의결을 거쳐야 한다. 하지만 이런 법적 절차를 생략한 채 최종 확정된 것처럼 언론에 관련 계획부터 발표한 것이다.

시 관계자는 “스타필드 주변 아파트 단지의 경우 불과 1~2㎞를 지나는데 3시간이 걸리는 등 일대가 심각한 교통난을 겪고 있다”며 “전적으로 교통문제 해결을 위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7월 개장한 스타필드 고양은 하루 평균 5만명, 주말 10만명 이상이 방문하면서 밀려 드는 차량과 인파로 쇼핑몰 일대 도로가 극심한 정체를 겪고 있다. 4,500대를 수용할 수 있는 주차장은 하루 1만대 이상 몰려드는 차량 수요를 감당해내지 못하는 실정이다.

글ㆍ사진 이종구 기자 minj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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