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회 한국출판문화상 어린이ㆍ청소년부문 심사평]

올해 어린이ㆍ청소년 부문에서 반가웠던 것은 서사적 힘을 바탕으로 한 동화와 청소년소설이 본심에서 여러 권 집중적 논의의 대상이 되었다는 것이다.

동화 ‘와우의 첫 책’은 독자를 이야기에 능동적으로 끌어들이는 신선한 매력을 지닌 작품이었으며 청소년소설 ‘2미터 그리고 48시간’은 그레이브스병을 앓는 한 청소년의 고통을 당사자의 시선에서 그려낸 서사가 인상적이었다.

장편동화 ‘사랑이 훅’은 학교와 도서관 현장에서 강력한 추천의 의견을 전해오기도 했을 정도로 현장 독자의 반응이 뜨거웠던 작품으로 어린이들의 연애를 다룬 이야기다. 어린이들이 겪는 사랑의 감정과 관계의 갈등이 생활 속 이야기로서 자연스럽게 다뤄지고 있다는 평을 받았다.

그림책 중에서는 ‘털이 좋아’에 주목했다. 그동안 없는 것처럼 감추었던 우리 몸 구석구석의 털을 활달한 시선으로 솔직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시원시원한 전개와 작품의 의의를 높이 샀지만 그림책으로서 완성도에 아쉬움이 남았다.

‘손바닥 동시’는 긴 논의가 있었던 작품이다. 최근 우리 동시는 독자와 접촉면이 넓은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면서 풍요로운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그 중에 ‘손바닥 동시’라는 양식은 누구에게나 친근한 3행시를 문학의 언어로 다시 발견하는 흥미로운 시도다. 어린이가 쉽게 읽고 즐길 수 있어 나도 시를 써볼 수 있다는 도전의 의욕을 안겨주는 시집이다. 그럼에도 압축과 응결의 힘을 선보이면서 언어의 정련이 어떠한 문학적 경험을 안겨 주는지 보여 준다.

하지만 이러한 형식적 실험이 오히려 어린이들의 자유분방한 상상력을 제한하는 지루한 시도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그럼에도 어른이 쓰고 어른이 소비하는 시의 세계가 아닌 어린이가 직접 움직이는 동시 울타리의 변화에 중요한 확산의 계기를 제공할 수 있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이 동시집은 커다란 의의가 있다고 보아 올해의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김지은 아동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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