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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 검찰, 1MDB 연루 골드만삭스 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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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 검찰, 1MDB 연루 골드만삭스 기소

입력
2018.12.19 04:40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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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령 알면서도 투자자 속여”... 나집 前 총리 적폐 청산 칼날

미국 뉴욕 맨해튼의 골드만삭스 본사 건물. 맨해튼=AFP 연합뉴스
미국 뉴욕 맨해튼의 골드만삭스 본사 건물. 맨해튼=AFP 연합뉴스

마하티르 모하맛 말레이시아 총리가 시동을 건 ‘말레이판 적폐청산’의 핵심 사건 중 하나인 1MDB 사건이 대단원을 향해 가고 있다. 말레이시아 반부패위원회(MACC)가 국영기업 감사결과를 조작한 혐의로 나집 라작 전 총리를 지난 10일 다시 체포한 데 이어, 검찰은 그의 비자금 조성을 도운 혐의를 받고 있는 미국 투자은행 전 임직원들을 기소했다. 부패 청산 작업이 6개월가량 이어지고 있지만, 향후 청산작업에도 관용은 없다는 새 정부의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18일 말레이시아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말레이 검찰은 전날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와 동남아 사업 대표였던 팀 라이스너, 전직 직원인 로저 응 등 4명을 증권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토머스 말레이시아 법무장관은 성명을 통해 1MDB 채권 발행으로 확보한 자금 중 27억달러(약 3조원)가 유용되거나 횡령됐으며, 골드만삭스가 이를 알면서도 투자자들을 속여 돈을 끌어모았다고 주장했다. 27억달러는 투자를 받은 전체자금의 절반에 해당한다.

토머스 장관은 “이런 사기 행위는 우리 자본시장에 심대한 타격을 입혔다”면서 “우리가 소송을 제기하지 않는다면 금융 시스템과 시장 건전성을 훼손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말레이 정부는 유용ㆍ횡령된 공적자금의 전액 회수와 채권 발행 수수료 등을 합친 금액인 33억달러 이상의 벌금 부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에 대해 골드만삭스도 성명을 내고 “당시 말레이시아 정부와 1MDB 임원들이 오히려 투자수익 활용에 대해 거짓말을 했다”고 반박했다. 당시에는 1MDB의 문제점을 몰랐다는 입장이다. 골드만삭스는 해당 사건이 개인의 일탈 행위이고 회사와는 무관하다고 주장해왔다.

앞서 지난 10일 말레이시아 반부패위원회(MACC)는 MACC에 출석한 나집 전 총리를 체포했다. 국영투자기업 1MDB를 통해 천문학적 규모의 공적자금을 빼돌렸다는 의혹을 받는 나집 전 총리가 해당 기업의 감사 결과를 조작한 혐의다. 나집 전 총리는 경제개발 사업을 하겠다며 2009년 1MDB를 설립한 뒤 수조 원대의 나랏돈을 빼내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현지 소식통은 “MACC 푸트라자야 지국의 고위 수사관들이 반부패법 기업 순회 강연을 하면서 이전 정부와는 확실히 다른 길을 가겠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며 “많은 기업들이 골드만삭스 기소를 본보기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MACC는 지난 5월 직원이 부패에 연루되면 해당 기업의 경영진이 책임을 지도록 하는 법안이 2020년부터 시행된다고 예고한 바 있다. 검찰을 능가하는 막대한 수사권을 갖는 조직으로, 직원을 조사 대상 기업에 위장 취업을 시켜 비리를 캐내기도 해 공공부문은 물론 민간 기업들에게도 저승사자다.

하노이=정민승 특파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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