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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로 황반변성 급증…조기 검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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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로 황반변성 급증…조기 검진을”

입력
2018.12.17 18:00
수정
2018.12.18 15:58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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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테인 함유 채소 섭취, 운동, 혈압ㆍ혈당ㆍ콜레스테롤 조절해야

주디 김 미국 위스콘신 의대 교수는 “한국 망막분야의 의술 발전상을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에 널리 알리는데 노력하겠다”고 했다.
주디 김 미국 위스콘신 의대 교수는 “한국 망막분야의 의술 발전상을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에 널리 알리는데 노력하겠다”고 했다.

“한국 망막분야 최고 명의인 고(故) 곽형우 교수를 기리기 위한 ‘곽형우상’의 첫 수상자로 선정된 것에 무척 감사하고 뜻 깊게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한국 망막분야 의술 발전을 세계에 알리는데 노력하겠습니다.”

지난 15일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호텔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망막학회에서 제1회 곽형우상 국제부문상(심사위원장 문정휴 수원 문안과 원장)을 받은 주디 김(54ㆍ여) 미국 위스콘신 의대(Medical College of Wisconsin) 안과 교수는 수상 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고 곽형우 교수는 1976년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뒤 서울대병원, 미국 하버드의대 부속병원, 경희대병원 등에서 평생 안과학 연구와 진료, 후학 양성에 힘쓴 국내 망막 분야 최고 명의로 꼽힌다.

곽형우상 첫 수상의 영예를 안은 김 교수는 9살 때 미국으로 이민해 존스홉킨스대 의대를 졸업한 뒤 황반변성ㆍ당뇨병성망막병증 등 망막질환 연구ㆍ치료에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전문의다. 한국계 미국인으로 첫 미국안과학회(AAO) 이사를 맡았고, 미국망막학회(ASRS) 집행위원, 미국의학협회(JAMA) 안과학회지 편집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2003년 이후 미국 의사 상위 5%만이 받는 ‘미국 최고 의사(Best Doctors in America)상’을 받았다. 김 교수는 이번에 한국망막변성협회 과학자문위원으로 위촉돼 한국과 연계활동을 펼친다.

김 교수는 “미국 베이비붐세대(1946~1964년생)가 고령화되면서 미국인의 평균 기대수명이 82세나 됐다”며 “3대 실명질환의 하나인 노인성 황반변성의 경우 미국에서 현재 환자가 200만명이지만, 2030년에는 300만명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80세 이상 미국인 가운데 15% 정도가 현재 노인성 황반변성으로 실명 위기에 처해 있다는 설명이다.

김 교수는 “노인성 황반변성은 나이 들수록 발병률이 높아 조기 검진이 중요하다”며 “유전 요인도 있지만 식이요법으로 이 질환을 상당히 줄일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케일, 시금치, 브로콜리 등 루테인을 많이 함유한 녹색 채소를 많이 섭취하고, 혈압과 혈당, 콜레스테롤 조절뿐만 아니라 운동 등으로 혈관을 깨끗이 유지하고, 선글라스나 모자를 써서 자외선을 피하는 것이 노인성 황반변성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역시 3대 실명질환으로 꼽히는 당뇨병성망막병증은 당뇨병을 앓아온 기간과 혈당 조절 능력이 발병에 영향을 미친다”며 “당뇨병은 어쩔 수 없지만, 혈당을 매일 조절하는 것은 가능하기에 이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비만이 당뇨병 발병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므로 고지방 음식이나 패스트푸드 등을 줄이고 운동으로 적절한 체중을 유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노인성 황반변성과 당뇨병성망막병증은 좋은 약이 많이 개발되고 있는 것은 다행스러운 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시력을 되돌리기는 어렵지만, 이들 실명질환을 조기 진단하면 시력을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다”며 “고령층은 1년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눈검사를 받아 노인성 황반변성과 당뇨병성망막병증 등을 조기 진단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그렇지만 진단 후에도 방치하다가 뒤늦게 수술하거나 실명되는 안타까운 상황이 적지 않다”고 했다.

김 교수는 노인성 황반변성과 당뇨병성망막병증 치료제가 획기적인 발전될 것으로 내다봤다. “약물이 1회 주입할 때 4~6주 정도 효과가 지속됐지만 3~6개월 유지되는 약이 나올 것입니다. 또한 약물전달시스템을 수술로 환자에게 장착한 뒤 6개월마다 병원에서 약물을 주입하는 방법 등이 연구되고 있습니다. 이밖에 유전자치료법으로 눈 안에서 항VEGF를 더 많이 만들 수 있게 하는 약도 개발되고 있고, 망막 맨 밑에 있는 망막색소 상피세포를 바꾸는 수술법도 연구되고 있습니다.”

김 교수는 “1년에 한 번 정도 한국을 찾아 안과 진료현장을 찾는데, 첨단의료기기와 최신 약물이 쓰이는 등 매우 우수한 의술을 펴고 있고, 연구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며 한국 망막질환 치료가 세계적인 수준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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