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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 음식과 흡연의 공통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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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 음식과 흡연의 공통점

입력
2018.12.13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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맵고 짠 음식과 흡연, 술은 위암 발병의 주요 원인

[저작권 한국일보]자극적인 음식을 즐기고 흡연과 음주를 하는 식습관은 암을 발병시키는 큰 요인으로 추정된다. 김광원기자 jang750107@hankookilbo.com
[저작권 한국일보]자극적인 음식을 즐기고 흡연과 음주를 하는 식습관은 암을 발병시키는 큰 요인으로 추정된다. 김광원기자 jang750107@hankookilbo.com

메슥거림이나 구토, 소화불량과 같은 위장장애는 현대인들이 흔히 경험하는 ‘가벼운’ 증상이다. 하지만 위장장애는 위궤양이나 위암을 가진 환자들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난다. 이와 같은 증상들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방치하면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칠 수 있다.

권용환 칠곡경북대학교병원 위암센터 소화기내과 교수는 “2015년 우리나라 암 발병 건수는 21만4,701건인데 이중 위암이 약 3만 건으로 전체 암 발생의 13.6%로 1위일 만큼 고위험군에 이른다”며 “발병률은 높아도 조기발견을 통해 치료를 하면 5년 생존율이 95%이상이기 때문에 조기발견이 완치에 이르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위암이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던 위장질환이 위암으로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궤양을 동반한 위암인 경우엔 속 쓰림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진행성 위암의 경우 복부 위쪽의 불쾌감과 팽만감, 식욕부진, 체중감소, 소화불량과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심한 경우 피가 섞인 구토물이나 혈변까지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위암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기 때문에 위암의 초기 상태인 조기 위암의 경우 건강 검진 중 시행하는 위내시경 검사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위암을 가장 정확하고 빠르게 발견할 수 있는 검사는 위내시경이다. 위암을 극복하기 위해 우리나라는 1996년 ‘암 정복 10개년 계획’을 수립하고, 1999년부터 국가암조기검진사업으로 2년마다 40세 이상의 전 국민을 대상으로 위암 검진을 무료로 시행하고 있다. 국가암검진이 활성화되면서 우리나라 전체 위암 중 조기위암이 차지하는 비중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수술로 완치 가능한 조기 위암의 비율이 2배 이상 증가하는 추세다. 또 내시경 치료를 통한 위암의 완치 비율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2cm미만의 궤양이 없는 장형 조기 위암은 내시경을 이용한 내시경점막하박리법이라는 시술을 통해 치유가 가능하다.

과거 위를 전절제하거나 2/3이상을 절제하는 수술적 치료에 비해 내시경 절제술은 절제를 하지 않는데다 비용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생존율이나 치유율이 거의 수술적 치료 방법과 동일한 결과를 보일 정도로 우수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위암이 발병하지 않도록 위장질환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1. 음식

한국인은 위암을 비롯해 위장질환이 유독 많다. 이는 짜게 먹는 습관과 자극적인 음식 등을 들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식습관 개선과 함께 생활습관을 바꿔야 한다. 일반적으로, 위암을 일으키는 발암물질에는 3가지가 있다. 소금, 나이트로소아민 및 이종환식아민이다. 소금은 위점막의 암 촉진인자로 알려진 오르니틴탈카르복실화(ornithine decarboxylase)란 효소를 활성화시켜 위암을 유발한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권장하는 하루 소금의 섭취량은 6g이지만, 한국인의 평균 소금 섭취량은 14~24g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같은 소금 섭취량을 줄이기 위해서는 국 종류의 음식을 피하고, 조리를 할 때 소금 간을 사용하는 것보다 식초, 설탕, 유자, 레몬즙, 와인식초, 생강, 마늘, 참기름, 올리브오일 등의 양념을 적절히 사용하면 된다. 또한 염분 함유량이 적은 발효 장류를 이용해 간을 맞추는 것이 좋다.

2.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은 위장 속에 사는 나선형 세균으로 과거 보고에 의하면 우리나라 국민의 50%가 이 균에 감염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만성 위염, 위궤양, 십이지장 궤양 및 위암을 일으키는 원인으로도 알려졌다. 이러한 병력이 있는 경우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의 검사는 필수적이다. 또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을 사전에 없애는 것도 위암을 예방하는 방법이다. 위내시경을 할 때 조직을 떼어낸 후 조직검사를 통해 알 수 있다.

현재 건강보험 정책상 모든 환자에서의 검사는 권고하지 않고 있어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의 존재 유무는 일반적으로 내시경 시행만으로는 알기는 어렵다.

특히, 위암의 가족력이 있거나 위암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경우 헬리코박터균 감염을 확인해 치료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좋다. 치료 방법은 항생제와 위산 억제제를 조합해 1~2주일간의 약물 치료를 한다. 최근 항생제 내성 빈도가 높아서 제균 성공률은 70~80%로 보고되고 있어 제균 치료 후 균의 사멸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3. 금연

흡연자가 위암에 걸릴 확률이 비흡연자보다 1.5~2.5배 정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담배를 끊을 경우 금연한 햇수에 따라 위암의 위험도가 감소한다. 20년 넘게 금연한 경우 위암의 발생 빈도가 비흡연자와 비슷한 것으로 알려졌다. 흡연은 위암뿐 아니라 다른 모든 암의 위험 인자로 알려져 있기에 지금 당장이라도 금연을 하는 것이 건강을 위한 지름길이다.

마지막으로 권 교수는 “위장질환은 여느 질환과는 달리 조기치료 외에도 식습관과 생활습관을 바꾸지 않으면 치료가 불가능하다”며 “음식물이 원인이기 때문에 식습관과 생활습관을 바꾸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치료제를 복용해도 재발하기 때문에 반드시 원인을 찾아 치료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위장질환이 있다면 정기검진은 선택이 아닌 필수로 가장 큰 치료이자 예방법이라는 것을 잊으면 안 된다”고 덧붙였다.

김민규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권용환 위암센터 소화기내과 교수가 잘못된 식습관이 소화기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대구 칠곡경북대학교병원 제공.
권용환 위암센터 소화기내과 교수가 잘못된 식습관이 소화기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대구 칠곡경북대학교병원 제공.

◇권용환 소화기 내과 교수가 추천하는 위암 예방법

1. 국가암검진에서 2년마다 시행하는 상부내시경 검사는 반드시 해야 한다. 위암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아니지만 위암의 조기 발견은 향후 완치율을 높일 수 있다. 특히, 위암의 과거력이나 가족력이 있는 경우, 선종으로 치료 받은 경우 등 위암의 고위험군에서는 검사 간격 등 의료인과 상담은 필수다.

2. 자극적이고 짠 음식, 흡연, 탄산음료, 커피, 라면은 위벽에 영향을 준다. 위암을 일으키는 원인이 될 수 있으니 최대한 섭취를 자제해야 한다.

3. 규칙적인 식생활습관을 유지해야 한다. 위장도 규칙적인 운동이 필요하다. 쉴 때 쉬고 규칙적인 위장운동을 해야 정상적인 기능을 발휘할 수 있다. 불규칙적인 식습관이나 폭식은 위장의 기능을 약화시켜 위장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4. 편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 일반적인 위장질환을 치료하는 데 전혀 도움이 될 것 같지 않지만 치료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인 중 하나다. 만성위염이나 위장장애를 호소하는 이들 중 상당수가 감수성이 풍부하거나 감정기복이 심하고 소심하고 예민한 성격을 가진 이들이 많다. 특히 조금만 신경을 써도 소화가 되지 않고 위염증상이 나타나는 이들이 많다. 이는 위장질환이 뇌와 상관성이 있다는 방증이다. 여유를 가지고 마음을 편하게 먹는 것만으로도 위장운동이 좀 더 활발해질 수 있다. 마음먹기에 달라 위장질환이 쉽게 치료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치료에 임하는 것도 치료에 좋은 영향을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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