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서울 그랜드힐튼 호텔에서 열린 2018 K리그 시상식장엔 인기 걸그룹 트와이스의 영상 편지가 배달됐다. 올해 26득점을 기록하며 득점왕과 베스트11, 그리고 MVP까지 휩쓴 경남의 외국인 선수 말컹(24)을 위한 메시지였다. 언론인터뷰에서 “득점왕 하면 트와이스를 한 번 만날 수 있지 않겠느냐”며 웃던 말컹을 위해 프로축구연맹이 깜짝 이벤트를 마련한 것. 영상 편지에서 트와이스는 “다음에도 트와이스 세리머니를 해 달라”고 부탁하며 그의 앞날을 응원했고, 말컹은 입꼬리가 귀에 걸릴 정도로 활짝 웃었다.

말컹은 평소 트와이스의 열성 팬을 자처하면서 골을 넣을 때면 트와이스 안무를 활용한 세리머니를 펼쳤다. 엄지와 검지를 펴 얼굴에 갖다 대 눈물을 형상화한 ‘TT’ 세리머니가 대표적이다. 말컹이 춤출 때마다, 경남도 덩달아 흥이 났다. 지난해 2부 리그 우승팀 자격으로 1부 리그에 오른 경남은 말컹의 활약 속에 올해를 2위로 마무리했다. 내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 자격도 따내 도민구단 경남으로선 아시아 무대 도전 및 큰 상금획득 기회도 얻었다.

그러나 앞으로 K리그 무대에서 말컹의 트와이스 세리머니를 보긴 어려울 전망이다. 거액의 연봉을 제시한 중국 리그 구단들로부터 러브콜을 받는 말컹을 도민구단 경남이 잡기도 어려울뿐더러, 이적료 역시 50억원 안팎으로 추정돼 K리그 구단이 그를 영입하기도 부담이 크다.

김종부 경남 감독도 현실적으로 말컹을 붙잡긴 어렵다는 걸 알고 있다. 그는 “말컹의 이적을 전제로 내년 시즌을 준비하겠다”고 했다. 말컹에게 이적을 통해 새 기회를 열어주는 한편, 새 선수를 영입해 AFC 챔피언스리그를 준비하겠단 얘기다. 말컹은 MVP수상 직후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17세까지 농구선수로 뛰던 말컹을 프로축구 선수답게 성장시킨 김 감독에 대한 고마움의 눈물이었다. 서로에게 큰 선물을 안긴 말컹과 김감독은 이제 후회 없는 작별 인사를 준비하고 있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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