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전 고양시 백석역 근처에서 난방공사의 열 배관 파열 사고와 관련해 작업자들이 복구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 고양 열 수송관 파열사고 당시 관내로 흘려 보내는 온수의 유량(流量)과 수압을 무리하게 높였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배관 노후화로 굳혀져 가는 이번 사고 원인과 관련해 새로운 사실이 드러날지 주목된다.

일산동부경찰서는 고양 열 수송관 파열 사고 당시 온수 유량과 수압이 적정했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고 7일 밝혔다.

경찰은 이를 위해 참고인 조사를 벌였으며, 압수수색도 검토 중이다. ‘날씨가 갑자기 추워져 유량을 평소보다 높였다’는 취지의 증언도 일부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당시 고열의 물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온 것과의 연관성에 대해서도 들여다 보고 있다.

유량이나 수압은 열공급 운전 제어장치를 통해 이뤄진다. 경찰은 안전조치 위반 등 과실이 드러나면 관련자들을 입건할 방침이다.

경찰은 한국지역난방공사 측이 노후 배관을 이번 사고의 원인으로 지목한 것과 관련, ‘그쪽의 추정’이라고 선을 그었다. 추가 원인이 드러날 수도 있음을 시사 한 것이다.

전문가도 단순 배관 노후만의 사고가 아닐 수 있다고 봤다. 장석환 대진대 건설시스템공학과 교수는 “배관 절반 크기의 용접부위가 힘없이 떨어져 나갔다. 용접이 부실했거나 배관의 허용압력보다 더 많은 유량과 수압이 가해졌을 가능성이 있다”며 “여기에 지난해 2월 사고 지점 인근 도로에서 발생한 대규모 땅 꺼짐에 따른 배관 이탈 가능성까지 파악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고가 난 수송관은 직경 850㎜(두께 10.2㎜) 규격으로, 1991년 매설됐다.

경찰은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해 5일에 이어 이날 현장 합동 감식을 진행했다. 난방공사 측은 감식에서 배관의 용접부위가 오래돼 녹이 슬어 수압을 견디지 못해 사고가 난 것으로 추정했다. 파손된 부위는 가로 50㎝, 세로 57㎝ 크기다. 내부검사를 위해 구멍을 뚫은 뒤 용접해 다시 사용해온 부위다.

한국지역난방공사 관계자는 “사고 당시 유량이나 압력은 기준에 맞게 유지했다”며 “이는 사고 당시 운전일지에서도 확인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사고가 난 열 수송관의 최대 압력은 16㎏/㎠다.

앞서 4일 밤 고양 일산동구 백석동의 한 도로에서 지하 2.5m에 묻힌 열 수송관이 터져 110의 뜨거운 물이 지상으로 솟구치면서 송모(68)씨가 숨지고, 40명이 중화상 등을 입었다.

이종구 기자 minj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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