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렬 전 서울중앙지검장이 4월 20일 서울고법에서 열린 부정청탁금지법 위반 항소심 선고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후배 검사들과 식사 후 격려금을 줬다는 이유로 이영렬(60ㆍ사법연수원 18기) 전 서울중앙지검장에게 법무부가 내린 ‘면직’ 징계가 위법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징계 사유는 되지만 면직은 과하다고 것이어서 이 전 지검장은 공직자로서의 명예를 상당부분 회복하게 됐다.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부장 윤경아)는 6일 이 전 지검장이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면직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소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기밀 유지와 수사 목적으로 사용돼야 하는 특별활동비를 격려금으로 지급한 것은 예산 지침에 위배된다”, “특별수사본부 검사들이 법무부에서 수사비를 받는 것을 제지하지 않아 지휘ㆍ감독 업무를 게을리했다”면서 징계 사유를 인정했다. “사건처리 공정성에 대한 오해를 발생시키고, 국민 신뢰를 실추시켜 체면을 손상했다”고도 지적했다. 다만 “지휘ㆍ감독 업무 위반으로 비위 정도가 중한 경우 주의나 경고 처분을 한다”, “비위 정도에 비해 지나치게 징계가 과해 재량권을 일탈했다”면서 면직 처분을 취소했다. 면직은 검사징계법상 해임 다음의 중징계로 면직된 검사는 2년간 변호사 개업을 할 수 없다.

박근혜ㆍ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한 특별수사본부 본부장이었던 이 전 지검장은 박 전 대통령을 기소하고 수사를 종결한 지 나흘 후인 지난해 4월 21일 특별수사본부 검사 6명, 법무부 검찰국 검사 3명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이 전 지검장이 법무부 과장 2명에게 각각 격려금조로 100만원이 든 봉투를 건네고 이와 함께 1인당 9만5,000원짜리 식사를 대접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됐다. 지난해 6월 이 전 지검장은 품위 손상과 법령 위반 등을 이유로 중징계인 ‘면직’ 처리와 함께 부정청탁금지법(김영란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지난달 대법원은 “만찬에서 제공한 음식물 및 금전이 부정청탁금지법에서 정한 예외사유인 ‘상급 공직자로서 하급자에게 위로와 격려 목적으로 전달한 금품’에 해당한다”면서 김영란법 위반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서울중앙지검 또한 뇌물수수,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고발된 이 전 지검장에게 ‘혐의 없음’ 처분을 내렸다.

판결이 그대로 확정될 경우, 이 전 지검장은 지난해 6월 면직된 지 18개월여 만에 복직하게 된다. 법무부는 판결문을 송달 받는 대로 항소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정반석 기자 banseok@hankookilbo.com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회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