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나경원ㆍ비박 김학용 구도 속… 상대 계파 연대땐 표 확장성 담보
한국당 원내대표 경선 출마자 프로필=강준구 기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선거가 4파전 구도로 윤곽이 잡혔다. 김학용 의원이 마지막으로 원내대표 경선판에 뛰어들면서 ‘나경원ㆍ유기준ㆍ김영우ㆍ김학용’ 의원으로 대진표가 사실상 확정됐다. 이처럼 원내대표 경선(11일 예정)은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러닝메이트인 정책위의장 후보군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잠복하던 계파갈등이 경선을 앞두고 꿈틀대자 특정 계파의 파트너로 섣불리 나서길 꺼리는 분위기 때문이다.

5일 김학용 의원이 원내대표 경선에 출사표를 냈다. 김 의원은 같은 비박계ㆍ복당파 출신 김성태 원내대표의 색깔을 이어받아, 문재인 정부에 대항할 강한 야성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올 한해 우리는 문재인 정권 실정에 맞서 치열하게 싸웠고 그 결과 무기력한 ‘웰빙정당’ 이미지를 벗고 야당의 존재가치를 보여줬다”며 “내년에도 거대권력의 폭주에 당당하게 맞서야 한다. 잘 싸울 줄 아는 제가 선봉에 서겠다”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단식투쟁, 국회 보이콧 등 거친 대여 투쟁으로 드루킹 특검 등의 성과를 이끌어낸 김 원내대표를 추켜세우며 강한 야성을 강조한 것이다.

김 의원의 등장으로 계파 구도는 더욱 짙어지는 양상이다. 김 의원이 김 원내대표의 원내전략 기조를 이어받는 것에 더해 비박계ㆍ복당파 좌장인 김무성 의원의 전당대회 불출마 여부가 여전히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친박계ㆍ잔류파 일각에선 원내대표 경선 이후 김무성 의원의 전당대회 출마를 우려해 출당까지 요구하는 상황이다. 이에 김 의원은 “제가 모셨던 분께 출당하라는 것은 온당치 않다”며 “그 부분에 관해서는 김무성 의원이 원내대표 경선 이전에 입장을 표명할 것”이라고 답했다. 김무성 의원은 이날 ‘당대표 출마 여부가 결정됐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 질문에는 답하지 않겠다”고 모호한 입장을 유지했다.

친박계 나경원ㆍ유기준, 비박계 김학용으로 계파 구도가 잡히면서 후보들과 나란히 서야 할 정책위의장 후보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원내대표 경선에서 비박계 김성태 의원이 친박계 함진규 의원을 정책위의장으로 연대해 표의 확장성을 담보한 사례처럼, 이번에도 각 계파별 후보들은 상대 계파에 속한 의원 섭외에 나섰지만 영입에는 소득이 없는 상황이다. 친박계 의원의 정책위의장 제의를 거절한 한 비박계 3선 의원은 “계파갈등이 심해지면서 어느 한 쪽을 선택하기에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다”며 “이번에는 어느 곳도 지원하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정책위의장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인 상황이 전개되면서 친박계ㆍ비박계 후보 모두에게 러브콜을 받는 상황도 연출됐다. 양쪽 모두의 제안을 받은 한 충청권 재선 의원은 “양측 모두 사람을 구하기 어려운지 나한테까지 정책위의장 제안이 들어왔지만 개인적인 이유로 모두 거절했다”고 전했다. 당 관계자는 “여당과 달리 야당 정책위의장은 정책실행력이 없어 원내대표의 액세서리 같은 존재가 된다는 점도 의원들이 거절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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