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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중국, 터키-사우디… G20 ‘앙숙의 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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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중국, 터키-사우디… G20 ‘앙숙의 대결’

입력
2018.11.30 16:41
수정
2018.11.30 19:51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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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정상회의 개막… 트럼프ㆍ시진핑 무역전쟁 휴전 합의 전망

‘카슈끄지 사건 갈등’ 에르도안ㆍ무함마드 회담 여부도 관심

도널드 트럼프(왼쪽 사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왼쪽 사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연합뉴스

세계 질서를 논의하는 지구촌 최대 규모 최고위급 회담인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가 30일(현지시간) 남미 아르헨티나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막을 올렸다. 전세계 국내총생산(GDP)의 85%, 인구의 3분의2에 달하는 20개국 정상들이 현안을 놓고 머리를 맞대는 자리다.

하지만 올해 회담은 기후변화, 난민 등 공통의 이슈보다 장외에서 펼쳐질 라이벌 국가 사이의 양자 대결구도가 더욱 부각되고 있다. 무역전쟁의 포연 속에서 치고 받은 미국과 중국이 타협의 물꼬를 틀지,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 사건으로 껄끄러워진 터키와 사우디가 어떤 공방을 주고받을지에 시선이 쏠린다.

G20 회의 폐막일인 1일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미중 정상회담은 앙숙 만남의 핵심이다. 터무니없는 고율 관세를 무기로 양측이 치열하게 맞붙은 터라 사태를 더 악화시켜 파국으로 치닫기보다는 일단 휴전에 합의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의 참석차 출국에 앞서 “중국과 무엇을 하게 되는 상황에 매우 근접해 있다”고 말했다. 합의가 임박했다는 의미다. 이어 “그런데 내가 뭘 원하는지는 나도 모르겠다”며 “솔직히 지금 상황이 좋다”고도 했다. 막판에 딴청을 피우며 상대를 압박하는 트럼프 특유의 전략으로 읽힌다.

G20 정상회의 개막을 앞두고 29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 도착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영부인 멜라니아. AP 연합뉴스
G20 정상회의 개막을 앞두고 29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 도착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영부인 멜라니아. AP 연합뉴스

시 주석도 “외부 세계에 문호를 더 활짝 열고 투자 부문의 시장개방 노력을 강화하면서 지적재산권을 보호하겠다”고 화답했다. 미국이 중국에 요구해온 시장 개방과 지재권을 거론하며 꼬리를 내린 셈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양국이 관세 부과를 유예하는 쪽으로 확전을 잠정 보류하고 광범위한 협상을 재개하는 방안을 조율 중”이라고 전했다.

담판을 앞두고 숨통이 트인 중국과 달리 러시아는 칼을 꺼내보지도 못하고 미국의 냉대를 받으며 체면을 구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장으로 향하는 전용기에서 트위터에 글을 올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전격 취소했다. 지난 25일 우크라이나 해군 함정과 병사들이 러시아에 나포된 걸 명분으로 내세웠다. 불과 몇 시간 전 “미국 측이 회담 개최를 확인했다”고 발표한 크렘린궁은 “아무 통보를 받지 못했다”며 뒤통수를 맞았다.

자국에서 발생한 카슈끄지 살해로 격분하고 있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사건의 배후로 지목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의 조우 여부도 관전 포인트다. 일단 사우디가 먼저 회담을 요청하며 손을 내민 상태다. 이런 가운데 마우리시오 마크리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29일 “카슈끄지 살해 사건이 G20 회의에서 논의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앞서 26일 무함마드를 처벌해달라는 국제인권단체 요청에 따라 아르헨티나 사법당국은 보편적 관할권을 행사해 기소할 수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

‘강한 유럽’을 표방하며 트럼프 대통령과 사사건건 부딪쳐온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또다시 미국을 향해 독설을 퍼부을지도 관심이다. 특히 ‘마이 웨이’ 행보를 고집하는 트럼프의 독선이 계속될 경우 G20 정상회의가 결론 없이 끝날 수도 있다. 2주 전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는 미중 간 대립이 격화돼 1993년 출범 이후 처음으로 공동성명 채택이 불발되는 수모를 겪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도 공동성명 승인을 거부해 지탄을 받았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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