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재단
2004년부터 ‘작은책방’ 시작
몽골 등 국내외에 10만권 전달
지난 9월 1일 몽골 울란바토르 칭길테 지역에 문을 연 넥슨의 일곱번째 해외 작은책방 ‘위시 플래닛’에서 현지 어린이들이 책을 읽고 있다. 넥슨재단 제공

벌써 쌀쌀한 기운이 감돌던 지난 9월 1일,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 중심가에서 5㎞ 정도 떨어진 칭길테 지역의 한 마을이 어린 아이들의 재잘대는 목소리와 웃음소리로 가득 찼다. 이날 문을 연 ‘넥슨 작은책방(Wish Planet)’ 덕분이다. 아이들은 신기한 듯 도서관 이곳 저곳을 기웃거리며 책을 꺼내보기도 하고 프로젝터 등 시설을 살펴보며 분주하게 돌아다녔다. 한 아이는 “이렇게 크고 깨끗한 도서관이 생겨서 정말 좋다”며 활짝 웃어 보였다.

작은책방이 들어선 칭길테 지역은 인구 10만명의 빈민촌이다. 인구 130만의 울란바토르에서 3번째로 어려운 형편의 가정이 많은 지역이기도 하다. 국공립 학교가 있기는 하지만 아이들 수에 비해 시설이 턱없이 부족해 오전ㆍ오후반으로 나눠서 수업을 하는 실정이다. 그나마도 학교를 전혀 다니지 못하는 아이들도 많다.

넥슨재단은 칭길테에서 도서관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아이들 수를 약 3,500명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넥슨재단 관계자는 “기존에는 제대로 된 도서관을 보기도 어려운 상황이었다”며 “작은책방은 방과후 학교처럼 이용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넥슨의 울란바토르 작은책방은 지역 내 커뮤니티 센터로도 활용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약 400㎡ 면적에 2층으로 널찍이 지어진 건물의 1층에는 도서관이, 2층에는 지역 주민들이 독서, 교육,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지역 커뮤니티 센터가 자리잡았다. 도서관과 교실 외에도 수도 시설이 열악한 현지 환경을 고려해 지역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샤워시설을 갖추는 등 칭길테 지역 실정을 세심하게 고려했다. 아이들을 위해 4,000여권의 책은 물론 전용 놀이매트, 학용품과 가방, 각종 방한용품 등도 구비됐다.

지난 9월 1일 몽골 울란바토르 칭길테 지역에 문을 연 넥슨의 해외 작은책방 ‘위시 플래닛’ 앞에서 지역 주민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넥슨재단 제공

개관식이 열린 9월 1일, 어린이들은 도서관에 둘러앉아 창의력 증진을 위한 ‘브릭(Brick) 놀이 세트’를 가지고 몽골 전통가옥 게르를 만들어보기도 하고, 직접 만든 연을 날리거나 승마 체험을 하기도 했다. 개관식에는 울란바토르 칭길테 지역 관계자들과 ‘아프리카아시아 난민교육 후원회(ADRF)’ 몽골지부 관계자, 주민 등 150여명이 참석했다. 칭길테 지역 국회의원은 “이 지역에 꼭 필요한 도서관과 지역 주민의 공간을 마련해준 것에 대해 매우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울란바토르에 지어진 도서관은 넥슨이 2004년부터 이어오고 있는 작은책방 사업의 119번째 프로젝트로, 해외에 지어진 도서관으로는 7번째다. 2005년 경남 통영시 풍화분교에 지어진 ‘넥슨 작은책방 1호점’을 시작으로 지금은 미얀마, 라오스, 인도네시아 등 전세계 2만3,000여 어린이들이 작은책방을 이용하고 있다. 누적 제공 도서는 약 10만권에 달한다. 특히 해외에 지어지는 작은책방의 경우 ‘위시 플래닛’이라는 프로젝트 이름을 사용하고 있다. 넥슨재단 측은 “‘전세계 아이들의 꿈이 이뤄지는 공간’이라는 뜻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2016년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개원한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의 모습. 요즘도 매일 300여명의 환아들이 방문하고 있다.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 제공

넥슨이 꾸준하게 사회공헌 대상으로 삼는 대상은 어린이와 청소년이다. 2013년부터는 푸르메재단과 협약을 체결, 어린이재활병원 건립 기금 200억원을 기부했다. 이는 2016년 국내 유일 통합형 어린이재활병원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을 건립으로 이어졌다.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지어진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에서는 현재까지 약 10만여명의 환아들이 재활치료를 받았으며, 요즘도 매일 평균 300여명의 환아들이 방문하고 있다.

청소년을 위한 코딩 교육 프로그램도 넥슨이 꾸준히 진행하는 사회공헌 활동 중 하나다. 2016년 ‘세상을 바꾸는 코딩’이라는 슬로건으로 시작한 청소년 코딩 대회 ‘넥슨 청소년 프로그래밍 챌린지(NYPC)’에는 지난 3년간 약 1만여명이 참여했다. NYPC는 정보기술(IT) 업계가 주관하는 최초의 청소년 프로그래밍 대회로, 소프트웨어 멘토와 함께하는 멘토링 프로그램 등 다양한 소통의 장을 만들고 있다.

지난해 미얀마의 한 어린이가 넥슨 계열사 NXC에서 기부한 브릭을 가지고 만든 모형을 보여주고 있다. 넥슨재단 제공

넥슨은 본격적으로 사회공헌 사업을 이어나가기 위해 올해 1월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비영리재단 설립 인가를 받고 ‘넥슨재단’을 설립했다. 넥슨재단은 NXC, 넥슨코리아 등 넥슨컴퍼니를 구성하는 주요 기업들이 개별적으로 진행해왔던 다양한 사업을 통합해 운영ㆍ관리하고, 어린이 및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다양한 신규 사업을 발굴ㆍ추진하는 역할을 해나갈 예정이다.

넥슨재단이 계획하는 대표적인 신규 사업은 두 번째 어린이재활병원 건립이다. 넥슨재단에 따르면 현재 재활이 필요한 국내 19세 이하 어린이 및 청소년의 수는 약 30만명이다. 이들을 위한 재활시설이 턱없이 부족해 아직도 어린이들이 장애재활치료를 위해 10개월 이상 기간을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잦다. 넥슨재단 관계자는 “서울 외 지역에 두 번째 통합형 어린이재활병원을 고려 중”이라며 “빠르면 올해 중 건립을 위해 구체적인 준비 작업에 착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간 넥슨의 누적 사회공헌사업 규모는 약 600억원에 달한다. 넥슨재단은 매년 4개 안팎의 신규 작은책방을 국내외에 계속 개설해 나갈 예정이며,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코딩교육 저변도 지속적으로 넓혀나갈 계획이다.

김정욱 넥슨재단 이사장은 “앞으로도 국내외 많은 어린이에게 희망을 전할 수 있는 사회공헌사업을 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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