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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빠진 브렉시트 강경파… 메이의 다음 난관은 스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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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빠진 브렉시트 강경파… 메이의 다음 난관은 스페인?

입력
2018.11.21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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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노동자들이 20일 지브롤터로 넘어가는 국경을 건너고 있다. 뒤로 보이는 바위산이 지브롤터를 상징하는 자연물인 지브롤터 바위산이다. 라리네아데라콘셉시온=EPA 연합뉴스
스페인 노동자들이 20일 지브롤터로 넘어가는 국경을 건너고 있다. 뒤로 보이는 바위산이 지브롤터를 상징하는 자연물인 지브롤터 바위산이다. 라리네아데라콘셉시온=EPA 연합뉴스

유럽연합(EU)과 ‘브렉시트’ 협상 초안을 마련한 영국 내에서 강경 브렉시트파의 반발이 잦아들었다. 테리사 메이 총리의 불신임안을 추진하려던 집권 보수당 내 강경파(유럽연구그룹ㆍERG)의 반란이 세를 결집하지 못해 사실상 무산됐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유럽 쪽에서 영국과 지브롤터 통치권 문제를 놓고 대립 중인 스페인이 반대 입장을 공표하면서 협상 마무리까지 난관이 산재해 있음을 드러냈다.

지난주에 메이 총리 불신임을 공개 표명한 ERG의 수장 제이컵 리스모그 영국 보수당 의원은 20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불신임 투표를 개시할 의원 수를 모으기 위해 시간이 필요하다”고 인정했다. 불신임 투표가 이뤄지려면 보수당 의원 48명 이상이 서명해야 하는데, 투표 지지를 공개 표명한 의원 수는 26명에 불과하다. 투표가 개시돼도 보수당 의원 과반수인 159명의 지지를 얻어야 한다.

영국 언론에선 강경파의 반란이 ‘굴욕적 실패’로 돌아갔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현지 일간지 타임스오브런던이 여론조사기관 유고브에 의뢰한 결과, 응답자 46%가 메이 총리를 지지, 사퇴를 요구하는 34%를 앞섰다. 상황이 불리해지자 보수당 강경파는 일단 연말 의회에서 합의안을 부결시키고 ‘노 딜 브렉시트(EU와 합의 없는 탈퇴)’를 감당하는 쪽으로 전략을 바꿨다. 이날 ERG 명의로 나온 보고서는 “노 딜 탈퇴가 무역 충돌과 혼란을 유발하지 않는다”라는 결론으로 이런 주장을 뒷받침했다.

하지만 반대편에서는 외려 EU와의 단일시장 또는 관세동맹 잔류를 원하는 온건 브렉시트파 야당 연합이 조성되고 있다. 니컬라 스터전 스코틀랜드국민당(SNP) 대표가 노동당ㆍ자유민주당 등에 ‘대안 브렉시트’ 연대를 제안해 현행 합의안에 반대하되 ‘노 딜’은 기본적으로 방지한다는 방향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영국 내에서 합의안을 반대하는 목소리는 크지만 서로 목적이 다르기 때문에 쉽게 한 목소리를 내기 어렵다.

정작 새로운 변수는 유럽에서 나오고 있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가 이날 “지브롤터 문제에 대한 수정이 없다면 현재 브렉시트에 반대할 것”이라며 EU 지도자 가운데서는 최초로 반대 입장을 밝혔다. 지브롤터는 스페인 남부, 유럽과 아프리카 대륙이 만나고 대서양과 지중해가 합류하는 곳에 있는 지정학적 요충지로 1704년 영국이 점령했다. 스페인 정부는 이 지역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는데, 브렉시트 협상을 계기로 지브롤터 문제와 관련해 영국을 최대한 괴롭히겠다는 심산이다.

이외에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프랑스 정부가 브렉시트 공동선언에 더해 EU의 입장을 담은 일방 선언을 발표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미셸 바르니에 EU 협상대표가 “영국 내 반발로 합의를 어렵게 만들 수 있다”며 반대했다고 보도했다. 영국 내의 반발이 정리되는 가운데 EU 회원국 가운데서 합의안에 대한 이견이 조금씩 흘러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벨기에 경제학자인 안드레 사피르 솔베이브뤼셀경제경영대학원 교수는 “EU 회원국들이 (브렉시트 전후) 무역협상 과정에서 개별 국가의 산업적 이득을 얻으려 시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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